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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작 Nov 17. 2019

08 끈끈하거나 담백하라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 한 이후 7년 동안 LA다저스팀의 가을야구를 시청했다. 만년 꼴찌팀이나 그 팬들에게는 7년 연속 가을야구는 엄청 부러운 일이겠지만 7년 내내 목표 달성을 눈앞에서 놓치는 응원팀을 봐야 하는 것도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올해는 감독의 투수 운용과 커쇼에게 비난이 집중됐지만 2013, 2014년 때만 해도 LA 다저스의 팀케미를 지적하는 기사가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팀워크가 좋지 않아 끈끈한 경기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가끔 야구가 방송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야구만큼 포지션이 확실한 스포츠도 없는데 방송도 그렇기 때문이다. 투수가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타자를 마운드에 세우지는 않듯이 엠시가 방송을 못할 상황이라고 작가가 마이크 앞에 앉지 않는다. 그냥 각자 자신이 맡은 일만 잘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신인왕과 MVP를 배출한 팀이 반드시 우승반지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듯 프로그램도 그렇다. 결국은 팀케미인 것이다. 아이템을 정하고 게스트를 찾고, 청취자의 반응을 살피는 것까지. 무엇보다 스텝들 사이가 좋지 않으면 출근하는 게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사회생활이 그렇다. 왜 그렇게 학교 다닐 때 협동, 협력을 강조했는지는 조직에 들어가게 되면 자연히 체득하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팀은 어떨까? 지금 멤버들은 아메리칸 스타일이다. 가끔 밥을 먹긴 하지만 사적으로 연락하거나 만나진 않는다. 그래서 팀케미가 나쁘지 않냐고? 그것도 아니다. 각자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선을 지키면서 소통을 한다. 끈끈함은 없지만 담백함은 있는 팀이라고 할까. 마음에 드는 멤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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