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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작 Nov 17. 2019

09 올 겨울에 눈이 많이 올까요?

90년대 후반 막 데뷔해 인기를 끌기 시작했던 'HOT'는 기성세대냐 아니냐를 나누는 나름의 기준이었다.  '핫'으로 읽으면 중년, '에쵸티'로 읽으면 청년. 그랬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에쵸티 보다 고전적이며 현재까지도 적용이 되는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눈'이다. 눈이 와서 겨울이 낭만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직 젊은것이고 눈이 와서 걱정만 쌓인다면 나이가 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나는 아마도 100살은 족히 되지 않았을까 싶다. 

 



방송의 책임, 방송의 의무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재난방송'이다. 폭설을 비롯해서 태풍, 장마 등이 찾아오면 재난방송을 해야 한다. 기상이변이 지역밀착형 문제라는 점에서 신속한 정보전달은 지역방송의 임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작가 입장에서는 이 재난방송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애써 썼던 원고가 무용지물이 되기도 하고 실컷 준비한 재난방송원고가 쨍하고 뜬 태양과 함께 도루묵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눈이 와서 낭만적이라며 들뜨는 것은 팔자 좋은 소리다.

겨울에 새하얀 눈 한번 내리지 않으면 그것이 겨울이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늙어도 제대로 늙었나 보다. 안 왔으면 좋겠다. 메말랐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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