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고쳐지지 않는 것이 있다. 주말이면 뭔가 해야하는 강박관념이다. 쉬는 날에는 뭔가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인데 그래서 가족들은 힘들어 한다.
‘아빠! 주말에는 늦잠자고 싶어요’, 아이들의 타박에서 시작해서 아내의 지적도 이어진다. 쉬는 날에는 온전히 쉬어야 하는데 쉬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니 이렇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 더 나은 아빠라고 생각했다. 주말에 소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늦잠을 자거나 TV앞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빠들을 나는 싫어했다. 내가 아빠가 되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족과 놀러가거나 바람을 쐬러 가거나 무엇인가를 해야 마음이 놓였다.
이런 강박관념을 벗어나게 된 것이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주말이면 이제 아내와 함께 동네 공원을 산책하거나, 가까운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담소를 나누는 것이 더 좋아졌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많이 하고, 같이 씻고, 같이 운동을 한다. 마치 주말에는 당연한 것처럼 일상이 되어 간다.
아이들도 크다 보니 혼자서도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가니 나에게도 시간이 생긴다. 나도 혼자서 컴퓨터를 켜고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시간이 주어진다.
사소한 일상임에도 마음이 가득찬다. 가족들과 한 공간에 같이 있다는 것이 휴식이다. 그리고 힐링이다. 꼭 무엇을 해야만 추억이고 잘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지금처럼 사소한 일상이 겹겹이 쌓이면 그 또한 내 삶이고 아이들의 기억, 가족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사소한 일상을 사랑해보자. 그 사소함 속에서도 특별함이 있고, 소중한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