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하루에 한편씩 글을 쓴다. 그날 있었던 소소한 생각에 대해 자연스레 본인의 블로그에 글을 남긴다.
처음에 엄마가 글을 쓰는 것을 권유했고, 100일을 달성하면 나름의 인센티브가 있을 거라 하니 아이는 그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가 얼마 전에 900일을 넘었다고 아이가 이야기를 한다. 900일동안 아이는 쉬지 않고 글을 썼다니 실로 대단하다고 느끼고 아이에게도 축하를 해줬다.
“900일이라 너무 대단한데...글쓰기가 힘들지 않아?”
“아빠! 이제 하루라도 쓰지 않으면 안될 거 같아요 그간 쓴게 있어서 멈추고 싶지 않아요”
끝이 없다는 이야기다. 아이는 이제 멈출 수도 없다 한다. 그냥 아깝기도 하고 이렇게 왔던 시간들에 대해서 이 기록(?)을 깨고 싶지도 않은 모양이다.
글의 내용은 이야기 하지 않아도 나는 그 자체를 높이 평가한다. 900일간 못쓰는 날이 한번쯤 있을 법한데도 꾸역꾸역 글을 써왔다는 사실에 아이임에도 대견하고 한편으로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나는 900일간 끊임없이 해온 것이 있을까? 따져본다. 가만보니 올해부터 시작한 아침 푸쉬업이 어느새 100일이 넘어선다. 이제 나도 멈출 수 없는 일상속의 루틴이 되어간다. 그나마 나는 나름의 힐링을 해놨다. 매일은 아니고 평일만 하겠다고..이렇게라도 해놓으니 그나마 버틴다.
끝이 없다. 습관을 만들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정하고 지켜가는 것.
그러니 우리는 그 끝을 정할때까지 그냥 밀고 가는 거다. 그러면 진짜 끝에 무엇이 남고 무엇이 되어있을지 알게 되겠지......믿고 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