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익숙함이 때로는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이곤 한다. 마치 그 사람은 늘 그래왔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를 보면 처음부터 누구나 그렇지는 않았는데 지금으로만 판단을 하니 쉽게 우리는 그 익숙함에 젖어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엄마가 그렇다. 엄마는 내게 처음부터 엄마였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냥 엄마였으니 밥을 먹을때나 학교를 다녔을때나 회사에 다닐때도 엄마의 존재는 그렇게 내 머릿속에 재단되어 있다.
그러나 엄마도 내게 엄마이기 이전에는 사랑받는 숙녀였으며, 여자였고, 아빠와 만나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된 거다. 이런 걸 잊게 된다.
아내도 그렇다. 아내는 처음부터 내 아내가 아니었다. 지금의 내 사랑스런 아내로 있지만 그녀 역시 누군가의 딸이었고, 나처럼 학교를 다녔고, 사랑받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나와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지금의 모습으로 내 곁에 있다.
처음에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다. 엄마든 내 아내든 지금의 모습이 아니고 어느덧 나이가 들고 중년으로 가고 있지만 지나간 시간들을 보니 처음에는 누구나 지금의 모습을 생각하고 살지는 않았을꺼다.
내 모습을 거울에 보며 이런 생각을 한다. 처음의 나도 지금의 나이기를 생각했었을까? 지금의 나는 괜찮은 건가? 괜찮다 생각하자 다시 시작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는 게 낫다. 그리고 남아있는 앞으로 더 괜찮게 만들어 보자.
처음에는 다 아니니 그렇게 생각하고, 그나마 우리 아직 남아있는 시간이 있으니 충분히 우리 스스로 더 좋게 될 수 있게 노력하고 만들어보자.
자기 다짐이 자기 최면이 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