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꿈, 어떤 그림
시간은 영원하길 바라는 행복한 순간에도 당장 끝났으면 하는 전쟁의 불행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묵묵히 절대적으로 흘러간다.
2020년 어느새 내가 중년,
나도 놀랬다. 1999년 30대에 아득하게 멀 것 같았던 그 지점에 특별히 한 것도 없이 떡하니, 서 있으니... 가정으로부터 자유로워졌지만 내 마음은 무엇에도 자신이 없었다. 일단 공부를 다시 하자, 뭔가를 배우자, 그래서 전문적인 도예학교로 도전의 두려움을 이기고 뚜벅 걸어 들어갔다.
프랑스 작은 마을, 도예로 이름난 발로리스, 이토록 흙의 성분이 다양하게 위대하게 쓰이다니, 경. 이.로. 왔다.
매일매일 흙으로, 흙을 배우는 시간. 목판화 같은 '흙판화 '체험수업이 있었다.
밀대로 흙덩어리를 일정한 두께로 밀어서 틀을 목판화처럼 만든다.그리고 흙 위에 형상을 새긴 다음, 흙 위에 물감을 바른 후, 종이에 찍어내는 형식이다. 마치 쉬운 길을 알게 된 거처럼 뿌듯했다
아하, 한지부조 작업을 이런 식으로 해도 자유롭게 이미지를 구현할 수도 있을까, 싶었다.
참고로 지난 시간에 종이와 흙을 섞어 흙죽을 만들어 작업하는 시간이 있었다.한지죽과 비슷하네 싶었다.
한지 부조에 대한 특별한 기억은 없지만 한국에서 분명 오래전 매체였든, 교과서였든 보았을 거고 기억에 새겨졌을테고 이렇게 연결고리가 되어 나와 인연이 닿았을게다.
과거의 '기억'과 지금의 '인식'이 연결되어 생각이 반짝 거렸다.
2차적으로
형상을 세긴 흙판을 말리고 980도에 초벌구이 후, 판을 집에 가져와 1.한지죽을 만들고 2.도예판에 젖은 한지죽을 얹고 3.스펀지로 물기를 빼고 4.건조후, 떼어내면 한지부조의 이미지가 찍혀 나온다. 전통 한지의 입체적 질감이 맘에 들었다. 느낌 있네.였다.
이렇게 또다시 한지를 만났더랬다.
3번 만나면 인연이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