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시리즈는 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여행이란 다른 장소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내게 여행은 가고 싶은 곳을 간다는 것에 가깝다. 고로 나는 여행을 해본 적이 별로 없다.
가고 싶은 곳에 간 적이 별로 없으니까.
바라고 꿈꾸던 곳으로 발걸음을 딛는 건 어렵다. 설렘과 두려움이 들기 때문이다. 내 마음만큼 근사할까 싶으면서도 그렇지 않을까 봐 망설인다.
혼자 하는 여행은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필요한 용기를 나눠줄 동행인은 없다. 용기도 나에게서, 실행도 나에게서 찾아야 한다. 오늘은 독립서점에 가보려고 한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거리도 엄청 멀겠지만. 가면 또 어색하겠지만. 돈은 돈대로 쓰겠지만.
글 쓰는 사람들을 찾아 헤매는 나의 몇 년은 몇 권의 작법서, 작가 에세이 그리고 팟캐스트를 섭렵했다. 소설을 쓰면서도 살 수 있다는 실례를 찾고 싶었다. 그렇게 찾은 사람이 이 독립서점의 주인이다.
구글맵으로 보았을 때 생각보다 서점이 작아서 기대치가 확 낮아졌다. 굳이 1시간 반이나 걸려서 갈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다. 거기 가면 내가 왜 글을 써야 하는지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막연히 느꼈다.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기차여행을 가고 싶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거리도 엄청 멀겠지만. 가면 또 어색하겠지만. 돈은 돈대로 쓰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가고 싶으니까 가고 싶다. 내가 아니면 아무도 더해주지 않는 일정량의 용기를 채워서. 가격표만큼의 용기를 지불하고 몸을 맡겨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