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산문을 쓴다
왼손으로 그린 별
체취와 함께 파스향이 올라온다. 나는 고개 돌리지 않았으나 옆에 앉은 사람에게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었다.
우린 함께 새벽에 지하철에 올라탔다. 피곤한 눈으로 핸드폰을 멀찍히 보는 사람 천지였다.
왼손으로 그린 별에 대해 생각하면서도 그의 파스 냄새가 내 뇌를 콕콕 찌른다.
익숙한 파스향. 편안해지는 그 냄새에 나는 도통 적응을 하지 못했다. 그 옛날에도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냄새라 그런가 싶다.
왼손으로 그린 별. 왼손은 힘이 안 들어가는 손이다. 연약한 손으로 그린 최선의 결과가 별이다. 삐뚤빼뚤한 선으로 그나마 근사하게 그리는 것. 별.
왼손으로 그린 별은 내가 소설을 쓰는 행위와도 같다.
왼손으로 그린 별은 아버지의 사랑과도 같다
인간이 서로 사랑하는 것도 왼손으로 그린 별
아이유가 무슨 생각으로 가사를 썼을지 나는 모르지만.
내게 왼손으로 그린 별은 나의 연약함이지 동시에 나의 강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