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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내 글을 읽게 만드는 법

내 책을 읽어줘

by 바다

먼저 내가 읽고 싶어야 한다.


안녕하세요. 바다입니다. 컴퓨터에 있던 "글 파일"을 다 지운 바다입니다.

연재하던 웹소설도 다 지운 바다입니다.

브릿지에서 연재하던 소설도 다 지웠습니다.

다만, 투고한 작품은 이미 메일을 보냈기 때문에 지워지지 않는군요.


제가 왜 다 지웠냐고요? (그게 오늘의 주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스테이 튠-! 채널고정!)

그보다 이 비유를 한 번 해보려고 해요. 오늘 알게 된 짱 좋은 노래인데 굉장히 저와 상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자. 빈지노의 fashion hoalder를 틀어보세요. 틀으면서 읽으셔야 합니다.)

https://youtu.be/LBHVOiw274A

Back then I was uneducated

택도 안보고 썼었네

그랬더니 집엔 온통 쓰레기

치우는 고통 내게 고스란히

이게 옷이라니

어떤 건 보풀 한 올도 없더라고

존나 비싼 새 쓰레기

my stacks

my treasures so precious

my racks on racks on racks

어느새 다 쓰레기가 됐지


(다 갖다버려!)


자. 여기서 "옷"을 "글"로 바꾸면 됩니다. 그러면 제 상황을 완벽하게 (한 60% 정도 두루뭉술하게) 이해하실 수 있어요. 알고보니 제가 아주 무법지대에서, 아주 그냥 쓸 거 안 쓸 거 다 쓰면서 쓰고 있었더라고요. 안 좋은 것도 그냥 받아들이고, 좋은 것도 그냥 받아들이는 말랑말랑한 아이였어요. (애기들은 입에 아무거나 다 집어넣는 거 아시죠.)

그래서 이제는 바운더리를 정하고 판가름하는 사람이 되려고 글을 다 초기화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어요. 지금까지는 팔릴 것 같은 글을 썼다면 (물론 브런치 제외. 브런치는 거의 그냥 뭐 일기장이라서요. 그러니까 초기화 과정에서 다행히 브런치는 제외되었답니다.)


이제는 도대체 어떤 글을 써야 할까?

그 과정에서 아주 재밌는 툴을 하나 알아냈습니다.


글의 첫 독자는 "나 자신"이다.


"내가 쓰고 싶은 것"과 "내가 읽고 싶은 것"은 다르다.


나 자신을 먼저 만족시키면 방향이 확실히 달라지는 것 같더라고요. 일단 나라는 사람이라는 기준이 있잖아요? 그러면 대중보다 맞추기가 쉬워집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저는 스크랩을 했는데요.


(이제 아시겠죠. 제가 얼마나 진심으로 이 과정에 집중했는지.)

(아. 그리고 빈지노 blurry 꼭 들으세요. 너무 좋습니다.)



IMG_3661.HEIC
IMG_3662.HEIC


좋아하는 작품 사진을 넣으면서 제 취향이 뭔지 알게되었답니다.


저는

-일상적인

-모험

-판타지

-공격적인

-긴장이 해소되는 파트가 있는

(선호하는 캐릭터 성향은 따로 있는데 길어지니까 생략합니당)


이 모든 게 들어있는 글을 좋아해요.


하지만 쓰고 싶어하는 글은

-선한

-모험

-액션

-일상판타지

-위로


를 쓰고 싶어해요.


그런데 보이시나요? 공통점이 있답니다.


이제 그 공통점을 파고 들어가면, 사실 내가 읽고 싶어하는 건 더 상세하게 쓴 "내가 쓰고 싶은 것" 목록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러면 길이 더 자세히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방향을 정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주제로 다시 돌아가봅시다.


알겠는데, 그러면 어떻게 다른 사람이 내 글을 읽게 만드냐고!


여기서 이제 마인드셋이 필요해요. 우리 한 번 생각해볼까요? 인생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마음에 들어할까요?


사람을 사귈 때, 모두와 친구와 되려고 하시는 타입인지 모르겠어요. 근데 저는 절 좋아하는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는 게 더 좋더라고요. 날 좋아해주는 사람이요.


제가 해봤거든요? 유행하는 소재로 웹소설 뛰어들기!

그거 진짜 단점만 와아아악 받는 일이라고 느꼈어요. 몰입 안 되지, 캐릭터 깊이는 얕아지지, 쓰면서 재미없지, 글을 왜 쓰는지 모르니까 열정도 없어졌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저처럼 다 삭제하게 되실 거예요.

의미 없는 일에 내 귀중한 쉬는 시간을 투자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까요.


어차피 현실에서 벗어나 글을 쓰기로 한 사람이 남한테 맞춰서 뭐해요. (무시해도 된다는 건 아니지만요.)

일단 이런 대담한 생각으로 시작해보는 겁니다.

그럼 다음 단계로 가봐요.


다음 단계는 내가 좋아하는 걸 어떤 사람이 또 좋아할까 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장르들이 있잖아요. 추리, 판타지, 청소년 성장 소설, 웹소설에서는 로판, 현판, 전문물, 헌터물 등등 다양하죠!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장르들을 잘 생각해봅시다. 아주 세세하게 나눠봐요.

로판이라면 로맨스가 주요였나요 판타지가 주요였나요?

판타지라면 그 판타지는 현실 기반에 의미있는 상상력이 담긴 장치로 쓰였나요, 아니면 정말 현실과 동 떨어진 환상적인 세계였나요?

미스테리도 코지 미스테리라는 장르가 있는 거 아셨나요?


자. 여기에 내 좋아하는 걸 분류해봅니다. 들어가는 곳이 있다면 그 장르를 선택합니다. (그게 제가 한 일입니다.)


그러면 다 끝났어요.

요점은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의 교집합을 찾아라! 입니다.

진로에도 넣어보니까 길이 더 확실히 보입니다.


길이 정해졌으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지를 정해야죠. 저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데 요즘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보고 있어요. 글 말고도 거의 모든 일상적인 업무에 쓰고 있습니다.

F부터 A까지 점수를 정하고 계단식으로 올라가기!


전 F에서 바로 A로 올라가려고 고군분투하다가 실망하는 타입이거든요.

그래서 하나씩 차근차근 올라가려고 하니 더 효율이 좋더라고요.


F는 nothing을 의미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면 F. (계획을 세우기 전에 아무것도 안 하는 선택지도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층 가벼워져요.)

이제 A에는 그냥 제일 마음에 드는 목표를 넣습니다.


글에 관해서 제 예시를 넣어볼게요.

제 A는 "인세를 달마다 알바 월급 (100만원)큼 받는다" 입니다.

F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죠. 내년에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5년이 지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에요. 전혀 작가가 될 기미도 없고 노력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것입니다.


자. 그 사이를 채워볼게요.

F nothing

E 쓰고 싶고 읽고 싶은 글을 쓰기

D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기 (퇴고)

C n권 이상 내기

B "나" 라는 고유 브랜드 만들기

A 월 100만원 이상 인세 벌기.


인세를 벌려면, 사람들이 읽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읽으려면 내가 쓰는 "나" 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 사람들을 만나려면 작품을 쌓아야 합니다.

작품을 쌓으려면 글을 써야 합니다.


이렇게 차근차근 가는 계획을 만들게 되었지요.


예시)

Research for psyc presentation


F nothing

E depressiondefinition textbook

D specific for student (why more vulnetable, common depression for students name) article, text book


https://www.heysigmund.com/teens-and-depression-risk/

C seeking help related talk article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698814/

B depression definition + specific for student + seeking help related talk + seeking help strategy action (example)


예시2)

Research for psyc ppt.


F nothing

✅E 파트 나누기 (ppt 파트 나누기)

✅D 리서치해야 할 목록들; 깊음 Or 얕음)

✅C 리서치 얕음 목

B 리서치 깊음 (1/2) 금

A 리서치 깊음 (2/2) 금


이렇게 일상 공부에서도 쓰고 있답니다.


제가 요즘 배우고 얻은 것들을 나눠보았어요. 오늘은 좀 성의있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보았는데 힘들군요. 다음에는 담백하게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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