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빛나는 시절

어려움 속에서도 빛났던 나를 꼭 발견해주시길

by 배작가
Q. 나의 빛나는 시절에 대해서 써주세요. 누구나 크게든 작게든 반짝반짝했던 날이 있는 것 같아요. 아주 사소할수록 진짜 별 것 아닐수록 좋아요. 아주 작은 반짝임을 발견해주는 눈이 있다면 더 큰 것들은 더 잘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 것 같다면 다정한 마음으로 다시 살펴봐 주세요. 어려움 속에서도 빛났던 나를 꼭 발견해주시길.


내가 빛 나는데 무슨 액세서리가 필요해.라고 말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나는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라 믿는다.


요즘은 종종, 아니 자주 내가 얼마나 찬란이는 사람인지에 대해 상기시켜야 한다.


내 지난 반짝이는 시절을 찾는 오늘, 자꾸 마음이 동했다. 이불을 정리하면서도 출근 시간을 자꾸만 체크하며, 텅 빈 사무실에서도, 퇴근길 차 안에서도 눈꼬리 물이 내 볼에 지나치게 깔끔히 떨어질 정도로. 나를 살피는 시간이 이렇게나 강력하다. 내 안의 반짝임을 발견하고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게. 그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껴서였을거다. 이 시간을 위해 사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기여했고 기여해오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반짝거린다고. 귀걸이와 목걸이 정도까지는 걸쳐도 괜찮다 타협한 내게 말해주고 있다.


미국 미시간 공항에 중학교를 채 못 마친 내가 혼자 서 있다. 엄마가 어느 날 본 사주에선 나를 어린 나이에 잃게 된다고 했다. 내가 설마 일찍 죽나 했다는데 다행히 내가 미국에 가는 사건으로 종결되었다.


어떻게 김해 공항을 떠났고, 또 어떻게 미시간 공항에 서있게 된 건지 모른다.


때려치워도 한참 전에 때려치웠어야 할 직장도 못 떠나는 30살의 나. 그런 내가 어째서 그 어린 나이에 한 나라를 그렇게 훌쩍 떠났을까. 어려서 아는 게 없고 그래서 호기로웠다고 답하곤 했는데. 단순히 나이브한 용기였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이 기회를 빌어 나는 나를 누구보다 용기 있는 중학생이었음을 인정해주고 싶다. 미시간 공항에 서있는 나는 그곳에 서있기로 한 다짐과 존재 자체로 영롱하게 빛났다. 그 공항에 내가 유일한 아시아인이어서가 아니라, 어린아이가 혼자 큰 짐을 들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그 반짝임만으로 호스트 가족이 나를 단번 찾았을 거다. 어린 내가 떨떠름하게 받곤 했던 외국인의 호의를 이제는 조금 이해한다. 그때의 내 반짝임은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도록 만들었다.


여전히 나는 빛나는 사람이라고, 이미 빛이 나지만 스스로 빛을 더 할 줄도 아는 사람이 되었음을 오늘의 내가 굳게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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