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먹고 산책해야지 호두야
댕댕이 집 밥, 고민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아-
호두가 아기의 한입 이유식을 탐하던 그즈음부터 반려견 식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개들은 사료만 먹어야 된다던데.. 정말 그런가..?'로 시작해서 반려견 집 밥을 향한 세간의 우려인 '개를 위한 영양 지침을 충족하는지, 그 음식이 개에게 적합한지'에 이르는 물음에 정답을 찾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사의 이 들끓는 호기심은 댕댕이 대사와 영양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공식 출판물, Pubmed 기반의 자료 찾아보기로 이어졌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먹이는 시판 사료와 직접 만든 자연식 레시피를 비교해 보기에 이르렀습니다. 한동안 그러고 나니, 마음이 사뭇 편안해졌습니다.
집에서도 개의 영양 지침에 맞는 식사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한편으론 사료를 믿고 줄 마음도 단단해졌기 때문이에요. 어떤 사료를 골라야 호두에게 알맞을지 저만의 우선순위가 생겼다고 할까요?!
이제는 반려견이 즐겁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손수 만들거나, 고심해서 고른 사료를 상황에 맞춰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살찐 호두를 위해 에너지 밀도는 줄이고 영양소 밀도를 올린 체중감량 레시피를 만들어서, 실제로 반려견 집 밥을 어떻게 만들어 주고 있는지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반려견 살 빠지는 한 끼
댕댕이 살 빠지는 집 밥 레시피, 영양 지침을 따라 보자
평소에는 미국 국립연구위원회(2006)의 영양 지침을 따르며 주로 보충제 없는 자연식을 주지만, 이번엔 칼로리를 제한(MER의 25%)하는 체중 감량식이다 보니 영양소 결핍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래서 영양 지침들 중 영양소 밀도가 가장 높은 유럽펫푸드산업연맹(FEDIAF)의 영양지침(95xBW^0.75)을 참고합니다.
레시피는 우리나라 농진청의 국가표준식품성분표의 DB를 이용하여 영양소 함량을 산출하고, FEDIAF 권장량에 못 미치는 아연과 비타민 E는 보충제를 사용합니다.
식품구성(As fed), 거대 영양소 구성과 비율은 아래와 같아요.
- 1000kcal/960g
- 단백질 12.0%, 지방 3.3%, 탄수화물 7.2%, 식이섬유 1.8%, 회분 1.1%, 수분 74.7%
- 단백질 45%, 지방 28%, 탄수화물 27%, 고단백질 다이어트 식단(근육은 소중하니까,,)
- 칼슘:인= 1.2:1 (권장비율 1.25:1)
- 오메가-6:오메가-3 = 4:1
급여량
MER(95xBW^0.75)의 75%에 해당하는 칼로리를 주는데, 음식양(g) 자체는 칼로리를 제한하지 않았던 식사와 비슷한 중량으로 만들어 포만감을 줄 수 있게 만들었어요.
건조사료의 에너지 밀도는 상당히 높아서, 집 밥과 같은 화식을 건조사료와 같은 칼로리로 주려면 건조사료 중량의 약 2배는 줘야 할 거예요. 그래서 화식을 급여할 때는 하루에 2-3번 나눠 주는 게 댕댕이 위에 부담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호두는 150g씩 3끼에 나눠주고, 당분간 간식은 칫솔 간식만 줍니다. (화식에서 양치질은 매우 매우 중요!)
레시피 재료는?
호두가 좋아하는 + 살 빠지는데 좋은 재료들
헉 저 재료들을 언제 준비해?! 싶으신 분들 계시나요..? 어.... 네... 사실 제가 그랬습니다. (갑분 고백)
그렇지만 걱정 마세요. 우리나라는 유통선진국! 요즘은 난각 가루(달걀 껍데기 파우더)도 살 수 있어요. 난각 가루는 댕댕이 집 밥의 기본 재료로, 칼슘과 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매번 들어갑니다. 호두의 집 밥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난각 가루부터 문턱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지만, 시작이 어렵지 한번 경험하고부터는 쉽게 느껴집니다. 지금도 난각 가루를 직접 만들어 사용해요.
사실 재료 준비의 난이도(마음가짐에 있어서)는 내장류가 으뜸이었달까요... 평소에 내장탕도 먹고, 순대도 내장 포함해서 먹는데, 소의 생 간이나 닭의 생 심장을 직접 만지는 게 많이 생소했어요. 하지만 이런 내장에는 필수 미네랄이 꽤 높은 농도로 들어 있기 때문에, 보충제 사용을 최소화하려고 즐겨 사용합니다.
귀리콩밥은 밥 지을 때 흰쌀 옆 한쪽에 귀리와 검은콩을 같이 넣어 만들고, 사람 식구들 밥에도 흰쌀밥에 섞어줍니다.
만드는 방법? 찌고 → 자르고(갈고) → 섞는다
찜 재료들 (볼락은 중반에 넣기)
1단계: 찌기
고기류, 채소, 버섯, 고구마를 찌는데, 수용성 비타민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재료마다 최단 시간만 찝니다. 예를 들면, 찜기가 끓는 시점부터 버섯과 양배추는 2분, 호박류는 5분, 고구마와 당근 8~10분, 손질 생선 10분, 닭고기와 소 간은 15-20분 정도.
2단계: 자르고 갈기(+보충제 첨가)
1. 찐 재료들 잘라서 믹싱볼에 담기
2. 해바라기씨와 아마씨, 말린 미역을 푸드프로세서나 그라인더로 갈고 믹싱볼에 담기
3. 미리 준비된 재료(난각가루와 검은콩 귀리밥)를 믹싱볼에 담기
4. 고기 건진 육수에 아연과 비타민 E를 첨가하고 믹싱볼에 뿌리기
모든 재료를 갈아도 좋고, 썰어도 좋고 집사 마음 가는 대로 손질 아연 20ml(10mg), 비타민 E 1 drop(10mg)를 육수에 섞어서 뿌려주고요
3단계: 고루 섞기
이제 준비된 모든 재료를 골고루 섞어주면 끝! 원하는 분량으로 소분하거나, 급여 스케줄에 따라 냉장이나 냉동 보관해요. 호두는 2-3일 내 먹을 분량이니 냉장 보관하고요.
식재료를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면 재료비가 많이 나올 것 같지만, g당 식재료 비용을 합산해서 시판 화식 사료와 단가를 비교해 보면 꽤나 경제적입니다. 무엇보다 원재료의 품질과 댕댕이 취향, 건강 상황에 맞춘 재료를 고를 수 있다는 점, 갓 지은 신선한 집 밥을 제공한다는 점이 '반려견 집 밥 만들기'의 가장 큰 매력이지요.
물론 집사의 노동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호두가 건강하고 즐거운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만족감을 얻는 것 같습니다. 반려견을 위한 작은 정성이 그들의 건강과 장수로 꽃 피우길 바라며, 오늘도 세상 모든 반려견 집밥러들을 응원합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