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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결 Jun 07. 2024

도끼와도 같은 한조각

Boulangerie Django의 Pate de campagne

스스로의 기호(嗜好)를 뒤집어버리는, 과장하자면 ‘혁명적인’ 것들이 있다.


내게 커피는 그저 떫고 산미가 두드러진 어른의 것이었고, 그렇기에 구태여 커피를 찾아마시지 않았다. 커피체리의 씨앗을 볶아 내린 카페인 음료는 그저 날씨로부터 도망쳐 한 숨 돌릴 수 있는 공간의 부산물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들린 카페 Glitch의 커피는 내 취향을 바꿔놓았다. 부정적인 맛의 범주였던 산미는 이제 더 이상 그저 신맛에 머무는 것이 아닌 원두와 fruity함을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요소로 자리하고, 되려 이제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 카페를 찾곤한다.

여러 빵집을 다니면서 나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주는빵들과 만나왔다. 그 중 하나가 Boulangerie Django의 Pate de Campagne.


Pate de Campane는 마리네한 고기에 레버 페이스트를 섞어 구워낸 프랑스 전통요리다. 레버의 맛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곳의 것을 먹고는 되려 찾아먹게 되었으니 Django의 Pate de Campagne는 나의 기호를 바꾼 혁명적인 한조각이었다. 물론, 바게트도 샌드위치로서 너무 훌륭한 식감도 한몫 했지만 말이다.

일본도, 한국도 맛있는 것들이 도처에 즐비하다.

근데 그저 맛있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의 것을 전달할 수있는, 느끼게끔하는 힘을 가진 한조각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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