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의 첫장에서 ‘밀물이 밀려오는 바다에 왠 무덤??’ 하면서 첫장을 읽어내려 갔다. 그런데 곧 바로 허무한 감정이 들었다. “뭐야?! 꿈이었어?!” 하면서 말이다. 물에 잠긴 무덤들과 침묵하는 묘비들로 이뤄진 그곳. 봉분 아래의 뼈들을 휩쓸어가기 우해 밀려 들어오던 학살당한 사람들. 이 소설의 앞의 서론 부분의 장면들에서는 그 속의 주인공이 마치 ‘한강’ 작가님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작별인사?.... 그 다음장을 넘겨보니 ‘수 백년동안 내리는 눈을 맞으며 서늘하게 말라있던 흰 뼈 같았다.’는 내용이 나오고, 이 내용 뒤에는 인물 경하와 인선이 나온다. 그런데 인선은 미쳤나....?!... 여자가 무슨 그라인더에 빨려 들어가서 무릎에서 허벅지 사이에 크게 다치고, 왼손 집게 손가락도 부러지고 인대도 끊어지고, 검지와 중지는 전기통에 잘리고... 이 통증들 때문에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 이 부분의 글들을 읽으면서 읽고 있던 나도 끔찍하게 느껴졌다. 이 인물들의 직업은 경하는 작가이고, 인선은 사진을 찍거나 촬영하는 카메라 프로듀서이다.
아흔 아홉그루보다 더 넉넉하게 모아서 봄부터 건조시켰다라?.... 12월부터 3월까지 눈 올때마다 촬영할 수 있다니... 무슨 말이지... 하면서 읽었다. 그런데 인선이라는 여자는 생명이 복잡했다. 죽을뻔 하다가 천운으로 살아나질 않나... 여기에 등장하는 인선님의 어머니는 소설속의 캐릭터이지만... 뭔가 세련 됐었을 것 같다. 또, 인선님이 베트남 밀림에서 촬영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폭우를 견디고, 각종 벌레들을 견디고, 다른 한편으로는 폭설을 견디고.. 참.. 담대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인선이 다큐 영화를 제작하는 장면에서 마지막 영화가 끝나기 직전 유골 수백구가 묻힌 구덩이가 맥락도 설명도 없이 일부분 가까이 클로즈업 된다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 다큐 영화의 제목이 “작별하지 않는다.”
경북지역 보도 연맹원 1만여명, 대구형무소 1천 5백여명, 재소자 경산코발트 광산 및 인근 가창골 학살지 유해 수습 발굴... 뭐지?... 이 사건들은.... 4.19혁명 정신에 입각하여 학살자 및 피해자 실태조사회라.... 전국에 암매장된 숫자만 약 30만명까지 추정한다고 한다. 그런데.. 엇.. 단순히 사건을 다루는 내용인줄 알았더니.... 인선님의 아버지와 외삼촌 이야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네.... 이북말 쓰던 남자가 고문을 주고, 젖은 가슴을 야전 전화선으로 묶고 전기를 흘려넣고... 이래서 예전 어르신들이 빨X이 사람들을 엄청 싫어하셨던 것인가...?... 그저 다큐 영화로 찍을 스토리에 핵심적인 사건 배경인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인선님의 부모님이 실제 겪으신 사연이실 줄이야.... 그리고 이 책은 왜 이렇게 추운건지.... 제주도는 중부 지방이나 수도권 지역보다 따뜻한 곳 아녀?.... 거기에 경하는 매번 두통이 왜 이렇게 심한지.... 아오!! 나도 두통 오면 일상 생활이 잘 안되는데.... 이런 느낌 별로인데, 워낙 ‘한강’ 작가님이 유명하시고 노벨문학상도 타셔서 크게 붐이다보니.....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