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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설 Aug 25. 2023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  이 어 령  박사님   -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지금 외치는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소서.
은빛 날개를 펴고 새해의 눈부신 하늘로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 시작!
벼랑 끝에서 날게 하소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존 던의 기도서가
아니라 누구나 헤밍웨이의 소설, 그리고 그 영화를
생각하게 한다.
헤밍웨이가 소설을 다 쓴 다음 거기에 합당한
소설 제목을 찾다가 우연히 존 던이 쓴 이 구절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옛날에는 하잘것없는
사람의 죽음이라 해도 죽음은 장엄하고 엄숙한
사건이어서 가장 큰 뉴스거리였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조종을 울렸으며, 사람들은
그것이 누구의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인가를
궁금해했다. 누군가 죽는다는 것은 내 대륙 안의
모래가, 흙이 바다로 휩쓸려 떨어져 간다는 의미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잘 알고 있는 '미키마우스'.
월트 디즈니의 쥐는 세계를 강타한 1930년대
미국의 불황을 극복한 영웅이며, 오늘날에는
디즈니랜드라는 테마파크의 원조로, 세계 도처에서
수십억 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월트 디즈니가 가난했던 시절, 그가 살던 집에
드나들던 쥐 한 마리가 그의 만화에 등장하면서
디즈니의 지적재산으로 변하고 그것이 회사전체,
그리고 미국, 나아가서는 인류의 글로벌한 재산으로
변신하여 큰 감동과 부를 가져다주었다.  
미키마우스 같은 캐릭터의 저작권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소멸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난 2003년
미국은 75년의 기업 보유 저작권 시효를 20년간
더 연장하는 특례법을 만들었다.
월트 디즈니의 미키마우스의 전체 저작권 시효를
95년으로 늘려버린 것이다. 디즈니의 쥐는
이렇게 미국의 상징이 되고 미국인이 보호하는
국력의 하나로 자라나게 된 것이다.

20세기 미국의 미키마우스의 쥐가 21세기
일본에 와서 피카추로 진화했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모아
인터넷이 다운되는 현상까지 일으킨 피카추 역시
쥐에서 발생한 상상물이다. 미키마우스와 달리
꼬리가 번개 치는 모양으로 되어 있는 전기 쥐로
포켓몬스터 가운데 주인공 격인 캐릭터다.
미키마우스는 영어다. 미키는 월트 디즈니의
아내가 생각해낸 이름으로, 그녀의 친척
아주머니의 애칭이었다고 한다.
피카추라는 이름은 원래 일본 말에서 온 것이다.
피카는 한국말로 하면 '번쩍번쩍하다'라는
의태어다. 일제 강점하에서 '삐까뻔쩍' 하다는
말을 썼는데 그때의 '삐까'가 바로 그것이다.
거기에 쥐의 울음소리인 '쮸-쮸-' (한국어의 찍찍)
라는 의성어를 따 붙인 합성어인데, 이제 전 세계
어린이들의 말이 된 것이다.

학교는 배울 학學 가르칠 교敎가 합쳐진 말로,
문자 그대로 배우고 가르치는 곳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학교는 가르치는 선생과 배우는 학생의
쌍방을 다 같이 아우르는 통합적 개념을 나타낸다.
학교는 가르치는 선생과 배우는 학생의 두 날개가
있어야만 비로소 비상할 수 있는 새다.

한국의 요리 체계는 한국인의 우주론적 체계와
상동성을 지녔다. 오방색은 자연과 인간의 현상을
목, 화, 토, 금, 수 다섯 요소로 구조화한
동북아시아의 음양오행설에 뿌리박고 있다.
색채감각만이 아니라 미각에서도 오행의 원리를
좇아 맵고, 달고, 시고, 짜고, 쓴 오미五味로
가려 나누었다. 오행설을 일상적인 음식 문화에
이용해 요리의 시각 기호와 미각 기호의 코드를
창출해낸 것은 한국만의 독창적인 식문화라
할 수 있다. '고명'과 '양념'이 바로 그것이다.
양념은 짜고 맵고 시고 심지어 쑥처럼 쓴맛을
주어 음식 전체의 맛을 조율하는 것은
'미각 기호'라 할 수 있다. 고명과 양념을 없애면
한국 음식은 침묵한다.
고명과 양념은 한국 음식 맛의 언술과 텍스트를
생성하는 요리 코드로서, 음과 양의 관계처럼
상보적인 것이다. 또한 그들이 자아내는 기호작용은
조화와 융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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