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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다림 Oct 17. 2023

너와 나의 독립

"엄마, 나 나중에 기숙사 살면 싱가포르 가서 쇼핑해."


세 명이 함께 저녁으로 카레를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다가, 남편에게 여름방학 동안 스페인 순례길을 가신다는 교수님 이야기를 했다. 좋겠다는 둥 힘드시겠다는 둥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들이 갑자기 저렇게 말했다.


잉? 기숙사는 어떻게 알았으며 또 갑자기 웬 싱가포르?


"왜 갑자기 싱가포르?"
"쇼핑 많이 하는 거기 어디지?"
"홍콩?"
"응 맞아. 엄마 아빠 거기 가서 쇼핑 좀 하고 그래."


아들이라 그런지 마트, 아울렛 이런 데서 장보고, 쇼핑하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자기 옷이나 신발을 사러 가야하는데도 늘 애원하고 부탁하고 그랬다. 가서도 난리였다.
그럴 때마다 쇼핑이 왜 싫냐고 난 좋아한다고 막 그랬었다. 그래서 그러는 건가 싶어


"왜 갑자기 쇼핑?"
"내가 없어도 엄마 아빠가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
"너 어른 돼서 같이 못 살게 되면 슬퍼하지 말고 엄마 아빠 여행 다니고 그러라는 거야?"
"응! 자연이 좋으면 경치 좋은 나라 가고 쇼핑도 하고 그래~"


고마우면서도 뭉클했다.
아이가 없는 집은 생각도 못 해봤고

그건 먼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말을 듣고 보니 10년 후면 실현될 일이겠구나 싶었다.
엄빠의 자유로운 삶을 응원하는 아들을 위해
함께 하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아이가 독립한 후에는 아이의 빈 자리에 슬퍼하거나 아이에게 집착하는 엄마가 되지 않아야겠다 생각했다.



오은영 박사님이 그랬다.
육아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녀의 독립이라고!
그리고 지금부터 나도
아이로부터 독립을 잘 해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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