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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다림 Oct 25. 2023

사랑은 느끼는 것? 표현하는 것?

아버님 생신을 맞아 미리 시댁에 다녀왔다.

시댁에 간 그날 아들의 열감기가 시작됐다.

손자가 열이 나서 아픈 걸 처음 보신 시부모님께서는 걱정을 많이 하셨다. 무까끼한 경상도 남자인 아버님도 손자와 대화할 때는 늘 따뜻했고 사랑이 담겨있었다.


시댁에서 돌아오는 길에 병원도 가고 약도 먹었는데 열은 며칠 동안 아이를 힘들게 했다. 어제 저녁부터 열이 내리고 콧물, 기침만 남았다. 아버님은 걱정이 되셨는지 아들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셨다. 할머니들의 전화만 받던 아들도 적잖이 놀란 기색이었다. 그래도 사랑스러운 코맹맹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할아버지~"

"○○아~ 아직도 아파?"

"이제 좀 괜찮아요."


이런 대화를 주고받았고

밥은 잘 먹는지 개학은 언제인지 등등의 이야기도 오간 것 같다. 통화 다음 날이 아버님 생신이라 아들에게 생신 하한다고 말씀드리라고 했다.


"할아버지, 생신 축하드려요."

"오냐. 고맙다."

그리고 아들은

"할아버지, 사랑해요."

라고 했다.


그런데, 뚜뚜뚜... 전화를 이미 끊으신 할아버지.

혹시 아들이 속상할까 눈치를 살폈다.


"할아버지가 빨리 끊으셨네. 사랑한다는 말 못 들으셨지?"

"못 들으셨을 것 같아. 그런데 괜찮아.  아실 거야."



사랑한다는 말을 듣지 못하셨지만,
자신의 마음은 다 아실 거라는 아들의 말.
그래, 진짜 사랑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진정성 있는 따뜻한 기운으로 더 느껴지는 게 아닐까?!

그래도 내일 생신 날 다시 전화해서
사랑을 표현하기로 했다!!!
마음은 아끼지 말고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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