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손톱이 자랐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10년 동안 아들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주었다.
신생아 때는 손톱깎기가 너무 커서 신생아용 가위로 조심스럽게 잘랐다. 자그마한 아이의 꼭 움켜쥔 손을 펴는 것부터, 말랑말랑 보드라운 살에 파묻힌 얇은 손톱을 잘라내는 것까지 다 조심스럽고 어려웠다.
잠든 신생아 옆에 남편과 나란히 앉아 서로 못하겠다며 소곤소곤 떠들다가 아이가 깰까, 혹여 잘못 잘라 피가 날까 노심초사하던 순간들도 있었다. 아들의 첫 손톱을 깎을 때는 그렇게 조심스러웠다.
어느덧 초3이 되고 아빠를 쏙 빼닮다 못해 손발톱마저 닮아서 크고 굵어졌다. 어제 잊고 못했던 깎기를 시작했다. 아들은 당연하게 내 옆에 앉아서 손을 턱 건네주었다.
10년 전 조심스러웠던 나의 손길은 거침 없어졌다. 가끔 아들이 아프다고 하면 너가 움직여서 그런 거라며 혼도 냈다. 10년 전에는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눈물까지 났었는데 말이다.
근데 이제부터는 혼자 깎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아들을 다그쳤다.
"아들아, 너 손톱은 언제 혼자 깎을래?"
"엄마아빠가 안 가르쳐줬잖아."
앗!!! 그렇다!!!
가르쳐준 적도 없으면서 언제 혼자 할 거냐고 다그치다니!!!
"그럼 한번 해볼래? 자란 흰 부분을 깎아내면 돼. 너무 많이 깎으면 아프니까 조금씩 해봐."
아들은 두근거린다며 조금씩 조심스럽게 딸깍 소리를 내며 깎았다. 겨우 세 번째 만에 포기했지만~
앞으로는 아들이 조금씩 깎아보고 내가 마저 깎아줄까 한다. 가르쳐주지도 않아 놓고 혼자 하길 바라지 말고 말이다!!!
아들이 무엇이든 혼자 해내야 하니까 차근차근 해낼 수 있게 도와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