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비트랙스'라는 핫한 트랙 교구가 있다.
작년에 아들 학교에서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도 개설되어 신청했다.
그전부터 갖고 싶다 노래 부르던 교구인데
학교 방과 후 수업으로 개설된다 하니
얼른 신청해 주었다.
겨울방학 기간에는
교구를 집에 가져다 놓아야 했다.
좋아하던 교구인데
방학 내내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얼마 전, 만들어보라며 시켰다.
기대와 달리 소박하게 만들길래 더 멋지게 만들어 보랬더니 짜증을 냈다.
"엄마, 3층으로 만들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엄마는 안 해봐서 몰라서 그래."
빈정이 상한 나도 짜증을 내고 끝나버렸다.
그러다 어제저녁, 심심하다는 아들에게
그래비트랙스를 해보자고 했다.
웬일로 승낙한 아들은 나의 참여를 원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옆에서 볼 때는 저게 뭐라고 싶었는데
트랙을 완벽히 연결하는 것뿐 아니라
트랙 내에서 일어날 수 변수들도 고려해야 했다.
3층, 3개 노선으로 구슬을 움직이자는 큰 목표를 세우고는 둘이 머리를 맞대고 완성했다.
"거봐. 생각보다 쉽지 않지?"
"응. 진짜 생각할 게 많네."
"엄마는 처음이니까 궁금한 거 있음 물어봐."
나도 혼자였음 벌써 포기했겠지만
아들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
최선을 다했다.
그런 나를 보던 아들은 말했다.
"잠들어 있던 본능이 깨어났다.
엄마가 나의 본능을 깨웠어!"
사뭇 비장한 표정으로 말하는 아들의 모습이 귀여웠지만 진지해서 웃을 수 없었다.
10번이 넘는 시도 끝에
구슬 3개가 3개의 트랙을
완벽하게 통과했다.
우린 진심으로 기뻤다.
벅찬 기분에 방방 뛰고 하이파이브까지 했다.
"어우! 속 시원해."
"이것도 이렇게나 실패를 여러 번 하는데 누리호는 몇 만 번 실패했겠지?"
"실패는 성공의 엄마다 엄마야!"
동영상으로 성공의 순간을 남겼으니
트랙은 가차 없이 부시고 정리했다.
무려 한 시간 삼십 분 동안
우린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성공했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