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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루 Jan 06. 2017

밤의 편지

보낼 곳 없는 그리움에 대하여

바람이 심하게 부는 밤입니다.

비도 오고요.


잠자리에 들어 이런저런 생각을 합니다.


오늘 당신은 무엇을 했을까요.

어떤 생각을 하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당신의 시간,

그 공백을 온전히 알 방도는 아마 없겠지요.

영원히 없을겁니다.


그게 참 슬픕니다.

당신이 변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것.


억겁의 찰나로 빚어져가는 당신의 인생을

내가 대신 살 수도, 가질 수도 없다는 것.


내가 당신일 수 없다는 것.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과

허탈한 집착이 밤을 더욱 길게 만듭니다.


누구를 탓할 수 없는 그리움 덕분에

오늘은 바람 소리만 소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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