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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루 Mar 15. 2016

마음이 흐른다

인생의 서랍 #02

세상 모든 사람들 사이

어느 한 쪽의 마음 크기에 치우침이 없이

내가 그 사람이고 그 사람이 나인듯

똑같이 기대하고

똑같이 기대하지 않고

똑같이 거리를 두고

똑같이 사랑하고

똑같이 존중할 수 있었다면


눈물로 흘려 보내는 수많은 밤들과

멀어지지 못해 몸부림치는 답답함과

가슴을 할퀴고야 마는 원망과

너와 나의 존재에 대한 의문과

명멸하는 자존감에 대한 슬픔과

세상이 다 들어 앉아도 채우지 못할 공허함

그리고 미처 언어로 표현 할 수 없는

영혼을 잠식하고 또 잠식하는 감정의 파도까지


인간이 가진 모든 불안정한 감정들은

태어날 수도, 정의 될 수도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반대 선상에 있는 감정들도.



행복이 행복이고

기쁨이 기쁨일 수 있는 건

그 반대의 감정을 알고 있기 때문.

그리고 그 어떤 감정이든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


그 어떤 감정이든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쉽게 관계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쉽게 관계를 맺지도 않는다.


그들은 감정이 낮과 밤처럼

밀려왔다 쓸려가는 파도처럼

그냥 두어도 오고 가는 계절처럼

높낮이와 좁고 넓음을 달리하며

흐르고 또 흐르는 것을 안다.



사람 사이 마음 사이 생기는 '불균형'은

어찌보면 가장 균형적이고,

안정적이며,

불변하는 진실.


결국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인정 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그런 것'이다.


그러니 당신,

누군가를 아프게 했더라도

누군가 때문에 아프더라도

마음쓰지 마라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니까.


기어코 흘러가버리고 말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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