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 특강하는 날 저녁에는 강의 리허설과 내용 보완에 집중합니다. 이전 특강에서 부족했던 부분도 점검합니다. 내용을 많이 잡는 편이라서 시간에 맞추는 부분에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강의 시작할 때 몇 강, 몇 강은 남겨둘 수도 있다며 예고를 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시작하니 강의 중 주고받는 대화도 자주 하게 됩니다. 작가님들 삶을 듣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 강의는 제가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특강을 자주 하다 보니 강의는 듣는 사람이 채우는 것이라는 점 알게 됩니다. 사람과의 소통이 이렇게 신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성장을 위해 보였으니 서로의 하루도 잘 나눌 수 있습니다.
월급 밀리지 않고 나오는 직장 생활을 꿈꿨습니다. 지금도 이 점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21년째 매달 월급 받으면서 생활합니다. 저의 경험은 수업 재료가 되고요, 저의 가치관에 따라 책 읽어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조금씩 글도 써보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지금은 저를 만나는 누구라도 '읽고 쓰는 삶'을 살게 돕고 싶다는 목표가 확실합니다. 교사들을 모아서 에세이 공저를 내자고 제안한 것도 이 때문이지요.
그러나 5년 전만 해도 저는 하루가 허무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목표를 가지고 도전한 들,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는 점이 제 기분을 가라앉게 만들었습니다. 코로나 기간에 저의 감정 기복이 심했습니다. 저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저의 노력이 마땅치 않았던 겁니다. 수업 운영도, 학생 관리도 다 문제가 되었습니다.
격일 등교를 할 때도 가정에 있는 학생들 한 명씩 챙기는 일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연락이 안 되는 경우 관리실까지 확인할 정도였으니까요. 업무를 잘하기 위해 노력할수록 에너지는 달렸습니다.
"달라져야 해!"
아이 셋 직장맘, 저는 달라지고 싶었습니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책 쓰기"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어요. 책 쓰면 노력한 만큼 보상도 받을 것 같았고, 저를 향한 인지도도 올라갈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 출간 책 덕분에 제가 일하는 직장에서도 작가로서 존중받겠다 싶었습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 평생회원으로 등록한 그 달에 제목과 목차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 달 네 번 강의 듣고 집필 시작했습니다. 막상 쓰려니 제가 아는 게 많지 않았습니다. 제 이야기 꺼내기 싫어서 수학교육 수포자를 둔 학부모를 위한 책을 쓰기 시작했으니 시작부터 쓸 거리가 떨어진 것이지요. 4장 쓰다가 뛰어넘고 5장 두 꼭지 쓰다가 그만두었습니다. 내 이야기를 배제한 책 쓰기는 초보 작가에게 더 어렵다는 점 경험했지요.
'때려치울까? 내가 무슨 책을. 지금도 애들 챙기면서 직장 일 잘하고 있는데, 뭐 하러 힘들게 사나.'
책을 내지 않으면 평생회원으로 등록한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지금이야 4년째 들으니 들은 기회만으로도 10배 이상 받은 것이라는 점 알지만, 수강한지 몇 달 되지도 않았고 수강료 할부도 끝나지 않았는데 책 집필 포기한다면 그건 저 스스로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과제를 하고 제목과 목차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10월 한 달 초고 집필에만 몰빵했습니다. <조금 다른 인생을 위한 프로젝트>는 저의 인생도 조금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처음 책을 쓴 경험과 꾸준히 강의 들은 시간들 덕분에 저는 '라이팅 코치'가 되었습니다. 라이팅 코치로서 1시간 30분 강의를 마치고 줌 화면이 닫힐 때 제 기분은 진짜 날아갈 것 같습니다. 뿌듯함, 환희, 기쁨.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경상도 사투리가 귀에 콕콕 박힌다는 말씀도 감사하고요, 저로 인해 써보겠다는 각오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루가 허무하다고 생각했던 저는 매일 새로운 하루를 기대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신학기라서 업무상 분주합니다. 현장체험학습, 외부 강사 섭외 등 챙길 게 보입니다. 5시간 수업을 하고 함께 밥을 먹었고, 다친 친구를 챙겼으며, 싸운 아이들을 중재했습니다. 낮의 일상은 밤에 저의 글감이 되었습니다.
저의 하루를 제가 기획합니다. 저는 라이팅 코치니까요. 배울 점 많습니다. 모르는 내용은 이은대 스승께 질문합니다. 스승 덕분에 자신 있게 코치로 삽니다. 진작 이렇게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요.
지금 "라이팅 코치"를 꿈꾸는 자가 있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당장 도전하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1년 반 먼저 경험한 저의 이야기도 들려드릴 마음 있습니다. 함께 강의하는 기쁨 누리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