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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작책쓰기 Nov 12. 2024

겉만 보고 판단하지 않기를

겉만 보고 판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색깔과 크기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거든요. 사람도 겉모습이 친절하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라고 단정 짓기도 어렵습니다. 

제가 왜 이런 메시지를 전하려 하냐면요, 며칠 전에 물건 산 경험 때문입니다.

달력과 다이어리를 샀습니다. 녹색 달력과 연두색 365다이어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통관 번호까지 넣은 주문이라 배송 기간이 길었습니다. 가끔 조회하면 항구에 도착했다느니, 통관 중이라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당장 필요한 물건은 아니었지만 두 개 합쳐서 5천 원이 되지 않았습니다. 크기도 마음에 들었지요. 

배송 완료 문자를 받고 물건 포장을 뜯었는데요. 달력과 다이어리가 모두 중국 기준으로 기념일이 표시되어 있더라고요. 쇼핑몰 물건 사진 올려두는 곳에는 상세 화면이 자세히 보이지 않았어요. 몇 장 넘겨보긴 했지만 중국 기념일 표시인지 아닌지 화면상으로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색깔과 가격만 보고 서둘러 결제한 제 잘못입니다.

버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달력엔 독서나 운동 표시를 해볼까 생각했고요 365다이어리엔 메모하면 되겠다 생각했죠. (집에 메모할 계 넘칩니다만.)


배송받은 물건을 보다가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으로 흘러갔는데요, 사람도 겉모습만 보고는 알 수 없다는 게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잖아요. 온라인으로 만난 사람들과 오프 모임을 하고 자주 만날 일이 있다 보면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진지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막말을 하기도 하고요, 공감을 잘할 것처럼 생겼는데 본인 주장이 강하기도 하잖아요. 고마운 걸 고맙다고 표현할 줄 모르고 오히려 저의 친절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도 봅니다. 처음 온라인으로 볼 때와 몇 년이 흘러 만났을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이더라고요. 달력과 다이어리 넘겼을 때의 중국어 표시가 있는 것처럼 오랜 기간 알고 지냈다고 생각했던 사람의 진짜 모습은 중국어나 다름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제가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는 말을 강조하는 겁니다. 

저는 어떻게 행동하면 될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말과 행동에 신중해야겠지요. 거리를 두는 게 최선입니다. 좋은 말만 하고 저와 반대의 의견을 비추면 그러려니 하는 거지요. 상대의 행동에 의미를 두지 않고 제가 챙길 사람들만 챙기되 그것조차도 거리는 유지해야 합니다. 

겉만 보고 괜찮은 사람일 거라는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물건은 뜯어보면 속을 알 수 있지만 사람은 겪어 봐도 다 모를 수 있습니다. 양파 같지요.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고마워할 줄 모르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확실히 거리를 두세요. 본인이 뒤통수쳐놓고 뒤집어 씌울 수도 있습니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겉만 보지 마시고 속도 꿰뚫는 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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