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준의 말하기 수업>을 읽고
평소 말을 많이 한다. 직업 상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언도 해야 하고 회의 자리에서 논리 정연하게 말해야 한다. 큰 탈 없이 지내왔다 생각했다. 하지만 올해 초 <현장의 힘> 토크콘서트 현장에서 서울 독자에게 지적받은 일이 생각난다. 서울 독자는 부산사람인 내 말이 너무 빨라 숨 쉴틈이 없이 열정적이다고 했다. 지적 같은 칭찬이었는데 그 순간 아차 했다. 내가 말하는 방식이 상대방과 리듬을 맞추기보다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할때 나의 말투와 일상생활과 다르다는 사실을 느낀다. 와이프는 매번 내가 끝말을 흐려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자주 이야기 한다. 집에 있을 때는 일할 때처럼 긴장하지 않으니 대충 말하는 버릇이 있다. 편한 상대에게 말할 때 성의가 없는 편인데 '끝말'이 문제였다.
말하기와 관련된 직업(활동가)을 가졌지만 말하는 방법에 대해서 제대로 고민한 적이 없었다.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서 '한석준' 아나운서를 알게 되었다. 그는 목소리도 좋고 말을 하면 저절로 집중이 되는 매력이 있었다. 어떻게 저 사람처럼 말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때마침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이라는 책이 출판되어 읽어보았다.
책을 읽고 나는 말하기 스킬을 제대로 배워야지 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책을 덮을 때쯤에는 스킬보다 태도가 중요함을 알았다.
그래도 스킬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목 아프지 않게 말하는 법과 모음훈련을 통해 정확한 발음을 하는 방법 등이 소개되어 있다. 또한 말끝을 맺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다, 요' 등 끝날 때까지 말하라고 한다.
3부에는 '당신의 태도가 말에 품격을 더합니다'라는 주제를 다룬다. 3부를 읽고 말하기는 스킬보다 태도를 더 갈고닦아야 함을 느꼈다. 평소 내가 자주 했던 실수는 내가 옳기 때문에 상대에 대해 조언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의 잘못된 부분을 직설적으로 바로 잡아야 속이 시원한 성격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니 아무리 좋은 조언이라도 상대가 원하지 않는 방식의 조언은 관계를 그르친다고 말한다. 어쩐지 조언을 해도 안바뀌는 사람이 더 많더라. 조언할 때는 직설보다는 손 편지를 통해 상대에게 진심 어린 조언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권유한다.
말하기는 결국 나의 생각과 태도를 상대에게 보여주는 방법이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가 좋은 스피커가 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