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덕목을 묻는다면 우리는 보통 카리스마 넘치는 연설, 대담한 결단력, 혹은 미래를 꿰뚫는 통찰력을 먼저 떠올립니다. 마치 위대한 예술가나 나폴레옹처럼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만이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조직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보면, 이런 천재적 자질보다 더 근본적인 성공 요인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자기 관리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스스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리더가 과연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효과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리더의 성과는 천재성이나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꾸준히 실천하는 몇 가지 습관에 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자기 자신을 아는 데서 출발하는 자기 관리입니다. 그는 ‘피드백 분석(Feedback Analysis)’이라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기대 결과를 기록하고, 시간이 지난 뒤 실제 결과와 비교하는 것이지요. 이 습관만으로도 우리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더 분명히 알 수 있고, 어떤 방식으로 일할 때 성과가 나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결국 리더십의 출발점은 외부 환경이나 타인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우리 주변 직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김 부장’ 같은 리더를 떠올려 봅시다. 그는 아이디어가 넘치고, 회의에서는 누구보다 논리적으로 비전을 제시합니다. 동료들은 그의 통찰력에 감탄합니다. 그러나 그의 팀은 늘 삐걱거립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많지만 실행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는 자신의 강점은 인정하면서도 약점은 외면합니다. 직관적인 판단만을 과신하고, 치밀한 검증은 게을리한 결과, 그는 ‘계획 오류’에 빠져버립니다. 장밋빛 청사진에 매몰된 채 현실의 난관을 대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결국 자기 관리는 실패하고, 리더십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합니다.
이 사례는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리더의 자기 관리는 단순히 개인의 성실성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성과와 직결되는 핵심 경영 활동이라는 점입니다. 드러커는 리더가 자신의 강점을 성과로 연결하고, 약점이 조직에 해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자기 관리는 결국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할지를 결정하는 전략적 행위입니다. 자기 이해가 없는 리더는 눈앞의 긴급한 일에만 매달리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몰두합니다. 그 결과 조직의 기회를 놓치고 문제를 키우게 됩니다.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하는 리더는 단기적으로는 화려한 언변과 아이디어로 빛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리더십은 타인을 움직이는 기술 이전에,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통제하는 능력입니다. 조직의 성과라는 ‘바깥의 결과’는 리더의 ‘내면의 질서’에서 비롯됩니다. 자기 관리를 잘하는 리더만이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는 본보기가 됩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그 결과가 삶과 조직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할 때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