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하면서 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지기는 처음입니다.
아이가 내성적이라서 마술을 하고 싶다는데요.
마술 개인지도로 발표를 시키는 일을 하면 참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곤 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이가 너무어려서, 숫기가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등 닥친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를 찾아오고는 하시죠. 제가 하는 일은 그런 아이들을 짧은 시간안에 발표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이번에 연락이 온 부모님에게서 부모님의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던것 같습니다. 아이가 내성적이라 학예회 발표에서 마술을 하고 싶다고 했다네요. 발표 시간도 너무 없고요. 평소에 너무나 숫기가 없는 아이가 마술이라는 특별한 발표를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었어요. 어린이 직업 체험에서 마술을 했더니 사람들이 놀라워 하던 것 때문이라나요?
저도 많은 아이들을 만났지만 이번 아이는 특별한 케이스라고 느껴졌습니다. 마술을 하는 내내 아이의 표정을 읽을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싫은 것도 좋은 것도 아니고 고개를 숙인채 저의 말에만 집중하는 아이가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죠.
그렇게 시작한 마술 개인지도에서 아이는 저의 가르침을 따라오기는 했지만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걱정이 조금 되었습니다.
2시간여의 마술이 끝난뒤, 저는 기분을 풀어주고자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열심히 해줬으니. 마술 도구 하나를 선물로 줄게. 갖고 싶은게 있니?"
아이의 환심을 사고자 말했지만, 아이는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갖고 싶은 것이 없는 모양이었습니다. 의욕이 없는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부모와 아이를 보내고 기분이 착잡했습니다. 잘해야 할 텐데 말입니다.
그날 저녁, 어머니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열심히 해서 아이들 앞에서 멋지게 발표해보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결연한 의지. 아이가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아이의 말을 듣는 저는 눈물이 났습니다. 왠지 모르게 신경이 쓰였던 아이. 저의 수업에 서툴게 따라했던 아이는 일주일 후에 교실에서 최고의 발표를 할 거라 굳게 믿습니다.
[마술 같은 순간을 선물하다.]
얼마전 개인지도를 했던 아이 어머니에게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이 아이는 수업이 끝나도 표정을 알 수 없었던 아이에요. 자신감은 없어 보이고 별말 없이 수업 후 집으로 갔던 아이에게선 발표의 자신감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열심히 해보겠다는 말만 전해 들었었는데요.
아이가 예상보다 훨씬 잘 했던 모양입니다. 친구들에게서 people choice를 획득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어머니께서는 반 친구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것 같아서 마술 발표를 시킨다며 당부 하셨는데 마술이 한몫을 한것 같네요.
때로, 마술의 힘은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더 큰 의미를 발휘하는것 같습니다. 마술이 아이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선사했기를 바랄뿐입니다.
- 마법같은 순간은 이제 막 시작 되었다. -
마법같은 순간을 함께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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