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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 도서에 저주를 담은 까닭은?

책을 훔친 사람 책을 빌리고 

반환하지 않는 자는 

그 손에서 뱀이 나와 온몸을 휘감기를 

전신마비에 시달리며 가족을 모두 파멸시키기를


격통에 시달리게 되어 

너덜너덜하게 되어 

울부 짖고 자비를 찾게 되고 

죽을 때까지 그 단발마의 고통을 맛보게 하리라.

지옥의 화염에서 영원히 구원받지 못하게 되리라.


이 책을 훔친자에게 죽음 이전에, 

큰 병에 걸리고 뜨거운 열이 쬐이게 될 겁니다.

바퀴에 깔리게 되고 목이 매달리게 될 것입니다. 

아멘






영국 도서관에 소장된 12세기 독일에서 작성된 아룬 타인 성경에는 이런 저주가 적혀 있었습니다.

중세의 도서에 기록된 저주의 문구입니다. 이 무시무시한 문구는 저주가 가득한 내용입니다. 과연 이 저주가 작성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중세 시대, 인쇄기가 발명되기 전 책을 만드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양피지를 준비하고 문장을 쓰고 삽화를 넣고 제본까지 만드는 것은 모두 수작업이었습니다. 필기의 대부분은 수도승이 깃털 펜을 사용하여 잉크로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게 캘리 그라피의 서체로 써내려 갔습니다. 화려한 삽화도 있었습니다. 선은 직선으로 문자의 크기가 통일이 되도록 엄청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었기에 책은 매우 귀중한 것이 되었습니다. 내용으로든 책 자체로든.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과정이 힘들어 훔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책을 훔치는 도둑들에게 무서운 재앙이 닥치는 대로 들어오라...






책 도둑의 대책으로 기록된 저주의 문구


중세에서는 도서관은 책을 사슬로 책상에 연결하고 이용자가 마음대로 가지고 나갈 수 없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책 도둑에 대해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책의 시작 부분이나 마지막부분에는 책을 훔친 경우에 하나님의 진노를 겪게 되고 견디기 힘든 고통과 재난을 입게 된다는 무서운 저주를 넣어 도둑을 위협했던 것입니다.


당시책 도둑은 살인이나 하나님의 신성 모독처럼 매우 비열한 범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서는 책을 훔친 놈들에게 뼈 아픈 반격을 하겠다고 선언했었죠


그 형벌은 대개 교회에서의 파문과 영원한 지옥의 지속이었지만 괴로워 하면서 죽게 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저주는 책을 소홀히 하는 사람도 향한 것이었습니다.


저주는 책 도둑에만 국한된것이 아니었습니다. 책을 거칠게 취급하거나 소홀히 한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무언가 먹고 마시면서 책을 읽어 음료를 흘린 사람, 기름기를 손에 묻혀 얼룩이 묻게 한 괘씸한 자들을 야단치는 저주를 쏟아낸 것도 있었습니다.






재채기를 하거나 책에 얼굴을 파묻고 졸거나, 건전성과 내구성을 해치는 모든자를 경멸했습니다.








페이지를 접거나 구기면 악마가 너를 새카맣게 굽거나 태울 것이다.

얼룩이 묻게 되면 악마가 너를 구워 죽일 것이야

책을 훔치거나 하면 악마가 너를 요리해 버릴 것이다.


이 책을 타인에게 대여 한 자는 

바빌론의 모든 신들에게 저주를 걸 수 있도록 하겠다.









인쇄기의 발명 이후 저주의 수준은 감소했습니다.

인쇄기 발명 이후 책의 저주는 끔찍한 경고의 수준에서 약간의 위협정도로 낮아졌습니다.


지금은 책 표지에 추천사등을 작성하지만 그 자리는 원래 저주를 퍼붓는 자리였을까요? ㅋ

이 글을 쓰면서 도서관 사서의 부리부리한 눈과 충혈된 눈 예민한 표정들이 눈에 선한건 저만 그런건가 싶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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