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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의 손에 들려진 여러장의 마스크

<내가 줄이 끊어진 새 마스크에 옷핀을 끼고 사용했던 이유>

*겪었던 일상 글을 공유해 봅니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 생활의 많은 것들이 변화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스크입니다. 호흡기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이니 만큼 마스크는 최소한의 전염을 막아 줄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갑자스런 수요의 급증 덕분에 마스크 대란은 일어났고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구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하층민입니다. 같은 돈이라면 마스크를 구입하기 보다 며칠을 먹을 식대가 더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지금이야 마스크의 가격이 안정화 되고 심지어 남아 돌아 수출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니, 몇달 사이에 참 많은 것들이 좋아져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할 소외 계층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과거에 구입해 두었던 저렴한 마스크를 사용하려고 꺼내어 보니 끈이 끊어져 있었습니다. (사실 한 두개가 아니었습니다.) 마스크 구입해둔게 많으니 버리려다가 잠시 머뭇거립니다.






오래전에 보았던 뉴스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습니다.




노숙자의 손에 들린 여러장의 마스크였습니다. 노숙자는 쓰레기통을 뒤지며 나온 마스크를 모았습니다. 당연히 마스크는 분명 누군가 사용한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노숙자 주변에 있던 기자는 조심스레 다가가 노숙자에게 물었습니다.


"사용된 마스크들은 왜 이렇게 모으셨어요?"


그러자 노숙자가 대답했습니다.


"빨아서 쓰려구요. 빨아서 쓰면 쓸만해요"

노숙자에겐 못구한 마스크인데, 줄이 끊어졌다고 그냥 버리려는 내 모습이 한심했습니다. 그래서 옷핀으로 고정했습니다. 단, 며칠을 쓸수 있을지 몰라도 사용하는게 저는 중요하니까요. 


보기에는 청승 맞을지 모르지만, 좀 어떤가요. 마스크가 없어 힘들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이렇게라도 마스크를 쓸 수 있단게 더 중요한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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