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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아유 오케이??

<괜찮아요?>



늦은 저녁, 차가운 칼바람을 맞으며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쳐가는 길이었다. 살을 에워싸는 찬바람은 옷깃을 여민 채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인간은 자연앞에서 얼마나 나약한가. 어둑어둑한 골목의 한쪽에 희끄무래한 물체가 보였다. 그것은 마치 누군가 떨어트리고 간 ‘검은색 잠바’처럼 보였다. 그냥 지나치려다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어 어두운 그곳을 들여다 봤다. 오! 맙소사!! 그것은 잠바가 아니었다. 30대 초반쯤 되는 남자가 차가운 바닥에 엎어져 있었던 것이다.



“저...저기요~”



모른척 지나쳐도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날이 너무 추운데 괜찮나 싶어 걱정이 되었다. 내 목소리를 들은 그는 꿈틀거리며 일어섰다. 찬바닥에 엎어져 있었기에 나는 두려웠다. 얼굴이 만일 피범벅이라도 되어있기라도 하면? 하는 상상력이 나를 뒷걸음치게 만들었다. 그는 어기적어기적 좀비처럼 일어섰다. 3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젊은이. 멀쩡했지만 풀린 눈, 흐느적 거리는 몸은 가누기 힘들어 보였다. 옷차림이 깔끔한 편이라 노숙자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머리에 올려진 나뭇잎은 땠으면 했다.


‘얼마나 저렇게 엎어져 있었을까..’



핸드폰도 바닥에 떨어져 있고 마스크도 내동댕이 친 채 얼마나 그자리에 엎어져 있던 것일까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다.



“거기 엎어져 있으면 입 돌아가요~~”



“입? 입..아...”



(골목길에 쓰러져 있던건 정신을 잃어서 였는지 턱에 걸려 넘어졌는지 알 수 없었지만) 다치진 않은것 같았다. 젊은이는 정신을 못차린채 횡설수설 하며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다. 걱정스런 부분이 있었다. 괜히 부축했다가 (물건 훔치는 걸로) 오해를 받을것 같아서 였다. 그리고 코로나도 위험하니까 나는 한발짝 떨어져서 짐짓 근엄한 목소리만 낼 수 밖에 없었다. 



“집이 어디에요?”


“지.. 집요... 여...여기....”


벽을 가리키며 집이라고 횡설수설 하면서도 찬바람에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는 모양이었다. 


“괜찮아요..? 아유 오케이??”


“오..오케이”


정신은 든것 같아 그를 냅두고 가던길을 재촉했다. 불안한 마음. 가면서 내내 뒤를 돌아봤다. 그 골목을 지나 간건 나와 그 남자에겐 행운이었던 것 같다. ‘내가 그 길을 지나지 않았다면?’ 하는생각에 몸서리가 쳐졌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인사불성 되도록 마시게 만들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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