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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송비 Sep 30. 2018

오렌지 주스

맛있다

이번 유럽 여행을 굳이 하나로 압축한다면 '오렌지 주스'라고 할 수 있겠다. 맛있는 음식들이 많고 와인도 저렴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오렌지 주스였다. 한국에서 흔히 마시는 순수하지 않은 주스는 구경조차 하기 어려웠다. '생과일주스'라고 따로 구분할 것도 없이 오렌지 주스는 오렌지를 그 자리에서 과즙을 짜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원하지는 않았고, 오렌지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기복이 있었다. 처음엔 별생각 없이 먹었는데 나중에는 한국에 가면 더 이상 먹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계속 시켜먹었다. 호텔에서는 조식 때 수동 스퀴저가 있었고 옆에 오렌지를 쌓아두었다. 눈치가 보여서(ㅋㅋ) 많이 먹진 못했지만 매일 같이 오렌지 주스를 짜서 먹었다. 한국에 오면 스퀴저를 살까 생각도 잠깐 했는데, 오렌지를 싸게 살 수가 있는지 의문이 생겨서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카페에서 프랑스 스타일의 아침 메뉴를 주문하면 커피와 오렌지 주스를 빵과 함께 주었다. 커피와 오렌지 주스를 동시에 먹는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정말 신선했다. 위에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맛있으면 되는 거니까. 여행 내내 아침마다 거대한 식사를 하면서 평소 먹는 아침 식사에 대해 약간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어떻게 커피 한잔 빵 한쪽 먹고 출근을 했던 건지. 물론 남이 해주는 거니까 그렇게 먹을 수 있는 것이지만. 

집으로 돌아온 후 마트에서 감귤 주스를 샀다. 오렌지 주스보다 싸서 샀다. 당분간은 유럽에서 먹었던 오렌지 주스를 그리워하며 감귤 주스를 사다 마실 것 같다.


한국에도 이런 기계로 만드는 오렌지 주스를 파는 집이 있다면 꼭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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