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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지 Feb 06. 2023

초등학생은 왜 스스로 숙제를 하지 않는가

비단 우리집만의 문제는 아니겠지


요즘 들어 육아가 너무 어렵다.

갓난아기 시절은 다 지나갔으니까

주위에 막 신생아를 키우는 사람들은

필자에게 애 다 키워서 좋겠다 많이들 말을 하지만

어림없는 뽀-올.


요새야 말로 정말 육아가 매운맛 마라맛이다.


예비 초등학교 4학년은 본격적으로

실망의 시대가 아닌다 싶다.


어린이집을 가기 전부터

그림책을 혼자 다 외워서 줄줄읽고

가르쳐준적 없는 영어 단어들을

이야기하고

초등학생 수준 덧셈 뺄셈을 하는 아이를 보며

와.. 얘 천재네

자기자식 다 천재인줄 안다고 하지만

그런게 아니라 얘는 진짜 완전 천재야..

너무 천재면 삶을 살아가기 좀 힘들 수 있으니까

너무 천재로만 크지는 않도록 잘 키워야지


다짐을 했었는데


정말 초등학교 4학년을 올라가는

그 천재였던 (인줄로 알았던) 아들은

지금 딱 눈높이 3장을 푸는데도

엉덩이를 들썩들썩

엄마 근데 어제 승현이가

엄마 근데 아빠 언제와

야 남유누 이거 엉아꺼잖아

저녁에는 뭐먹을꺼야?


눈높이 채 한페이지를 넘기기도 전에

시시콜콜한 질문들을 쏟아낸다.


제발 거기 여섯문제는 좀 풀고 말을 해라

내 가슴에는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함이 가득찬다.


산만하기만 하느냐?

아니다. 미루기도 대장이다.


빨리 영어 숙제 해라 하면

응~ 나 이것만 하고

목욕만 하고

좀만 쉬고


이런 다양한 핑계들로

두세시간 미루기는 뚝딱!

퇴근해서 저녁먹고 씻고 하면 9시인데

태권도 다녀오고 10시면

그때부터 어영부영 좀만 미루면

그날도 영어 수학 숙제 미루기는 성공이다!


산만하고 미루기만 대장일까?


아니다.


엄마 간보기도 정말 왕중왕이다.

영어숙제 용으로 노트북을 가져다 주면

어리버리한 엄마 몰래

로블럭스 게임과 유튜브를 마스터하고 있다.

우유 심부름 시키면 6천원 계산하고

엄마 8천원 보내줘~ 바로 이윤 붙여서 청구한다.


숙제 다했니?

하면 응 다했어~

하지만 어김없이 톡이 온다

어머니~ 떠누 오늘 숙제를 반만 해왔네요


이런 예비 초4의 만행에

열통이 터져서 꿱꿱 소리지르고

분노의 꿀밤콱 시전하면

옆에서 보다못한 동생이

그 머리통을 작은 손바닥으로 슥슥 어루만져준다.


은근슬쩍 거짓말 하는 부분에 대해서

혼을 따끔하게 내면

예비 초4는 진심으로 너무 미안해하며

반성 또 반성한다.


눈물 뚝뚝 떨구며 미안해하고

앞으로 정말 안그럴께

정말 사과와 반성은 잘하고

엄마 안아줘 하며 품을 파고드는

영락없는 어린아이인데


다음날이 밝으면

영락없이 또 마피아게임 시작하듯이

우당탕탕 숙제 안하고 미루고 엄마간보는

초등학교 예비4학년은

초기값으로 돌아가있다. 그것도 해맑게.


정말 미치겠네 ^^


천재인줄 알았던 내 아들이 금쪽이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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