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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지 Nov 20. 2023

불쾌함에 대하여

나의 행동에 대해 평가절하 받을 때의 기분

회사에서 불쾌한 일이 있었다.


아들이 장시간 고열에 시달리고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아서 유치원은 오지 않도록

조치되며 타미플루를 5일간 먹는데

해당 약을 먹고 어떤 아이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부작용에 대해 알면서도

다른 방법이 없으니 마음 졸이며 약을 먹였었다.



내 기억에,



자녀가 코로나 확진일 때 부모도 재택 한 기억이 있었고, 포스트 코로나 때는 코로나를 독감처럼 보고 재택근무 하는 사례가 있었던 것 같아서


회사 담당자에게


'혹시 자녀가 독감 확진이면 재택근무 해당사항이 있을까요?'


물어봤다.


담당자는 없습니다 대답해 주었고


이에 나는 현재 사내에 자녀가 다른 전염병이라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원이 있다는 언급을 얼핏 들은 적 있어서


'아하 00 병만 해당사항 있나요?'


이렇게 물어보았다.


사내에 명문화된 규정이 없으니 인사팀에서만 알고 있는 기준을 좀 알고 싶었다.


그러자 그 담당 직원은 다짜고짜 나에게 전화가 걸더니 수화기 저쪽 너머에서 갑자기 나에게 경멸이 쏟아졌다.



"아 쫌 이러지 좀 마세요.

000 차장은 자녀가 중증장애인이고 지금 00병으로 오늘내일하는 상황인데 진짜 이러지 좀 마세요.. 이거 못 들은 걸로 하시구요 안 그러면 위에 보고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황당하고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업무 처리의 기준이 궁금했을 뿐이라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기준을 물어봤을 뿐인데


내가 죄책감이라도 들길 바라는 건가.


이 직원은 나를 개념 없는 사람으로 몰아간다.


내가 마치

왜 누구는 해주고, 나는 재택 안 해줘요??

나도 애 독감이니까 재택 시켜줘요!!!!!!


이렇게 개념 없이 회사 생활하는

진상으로 취급한다.

게다가 묻지도 않은 타 직원의 민감한 정보를 내게 쏟아붇는 다.


거기에 니가 자꾸 이러면 위에 보고하는 수밖에 없다는 협박 비슷한 뉘앙스까지. 이번 한번 내가 봐주고 넘어간다는 이상한 어조.


내가 범죄라도 저지른 건가?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인사팀 무서운 줄도 모르고 겁 없이

감히 궁금한 걸 건방지게 물어본 건가?


이런 말을 정말 회사생활 십여 년 동안

들어본 적도, 해본 적도 없다.


자기 멋대로 나의 질의를

항의성 질문으로 오해하여

면박 주듯이 신경질적으로 답변을 받으니


심한 현타가 왔다.


나이가 40이 가까워지는데

나보다 승진을 먼저 한 회사 후배에게

이러지 좀 말라는 면박을 들어가며

계속 이 회사를 다녀야 하는 걸까.



내가 진상처럼 굴다가 혼나면

억울하지 않을 텐데 나는 내 나름

열심히 회사 눈치 보며 회사 생활

열심히 하려고 매일을 아등바등하는데

제멋대로 오해하고 개념 없는 사람 취급하면

그간의 내 노력은 무슨 소용일까






불쾌하다 : 못마땅하여 기분이 좋지 아니하다.


시쳇말로 기분이 더럽다 이런 말 정도는 되어야 서글픈 내 맘이 표현될까.


어떤 일이 있든지 가볍게 툭툭 털고 밝은 맑은 기분으로 화창했으면 좋겠는데 참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지 속상한 일이 쉽게 털어지질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지금 나는 마음이 불쾌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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