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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십삼도 일상탐구 Mar 30. 2024

교양과 사회화

교양 - 단어에 담긴 의미


오랜만에 고기를 구워 먹으려고 마트에 들렀다가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는 사람을 봤다. 다행히 아이의 부모는 상식적인 사람이었고 사과하며 마무리되는 듯했다. 주의를 주던 사람이 혀를 차며 ‘교양없게스리’라며 기름을 붓기 전까지는.. 결국 싸움이 번졌고 직원이 와서 말리고서야 마무리되었다. ‘교양’이라는 단어는 뭐길래 교양 없다는 말을 듣자마자 태도가 돌변했을까




교양이란 무엇인가


교양 敎養
1. 가르치어 기름.
2.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 

– 표준국어대사전 –

1번에서의 의미는 문자 그대로의 의미이고 흔히 사용되는 의미는 2번일 것이라 생각된다.

교양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과거 ‘품위’에서 현대에는 ‘지식’ 쪽으로 많이 넘어온 상태이다. 보통 똑똑한 사람이 품위로 함께 가지고 있었기에 점차 의미가 변화한 것으로 추측된다.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표준어 규정 표준어 사정 원칙 제 1항-


프랑스의 정신분석가 프란츠 파농은 "언어란 그 세계와 그 문화가 어우러져 집약되어 나타난 결과물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프랑스의 뷔퐁 백작은 "글은 곧 그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 사람이 평소에 사용하는 말을 통해 그 사람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것은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교양 없는 사람은 표준어를 사용할 수 없는가? 표준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교양이 없는 건가?

그렇지 않다. 표준어 규정에서 쓰인 '교양 있는 사람'은 단지 사람들을 두루두루 모두 포함시키고자 여러 단어를 가져다 대어보다가 나온 것으로 '보통의, 보편적인' 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현대에는 교양이 흔해졌다는 뜻이 된다.


교양 없다는 말은 어째서 욕이 되었을까?


교양이란 결국 자신이 속한 환경을 살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는 정보들인 동시에 정보들을 엮어 도출해 내는 탐구과정에서 나오는 지식이다. 이를테면 ‘시계’를 보고 ‘시계가 무엇인지’를 탐구하면 ‘시계로 시간을 아는 방법’을 알게 되는 식이다.

일부만이 쟁취할 수 있었던 과거의 교양과 달리 현대에는 모두가 교육을 받고 비슷한 문화생활을 누리기 때문에 과거보다 훨씬 나은 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양이 없다는 것은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삶을 살아가는 태도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현대에서 교양 없다는 말은 ‘품위도 없고, 무식하면서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게 한낱 짐승과 비슷하구나’라는 의미가 된다.


교양 쌓기


현대에서 교양은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쌓인다. 현대인의 기본소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모든 것이 전문화되어 세분화된 현대에서 교양을 한 단어로 말하자면 부끄러움이라고 하겠다. 아이들은 사회 내부에서 성장하며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점차 공중도덕과 윤리에 맞게 행동하게 된다.

우리는 사무실에서 침을 뱉지 않는다. 옷을 입지 않고는 바깥을 나서지 않는다. 이는 그러한 행위에 부끄러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는 곧 교양이 쌓여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교양을 쌓으려고 억지로 무언가를 할 필요는 없다. 자신도 모르는 새 이미 쌓여있는 것이 교양이니까.


그러나 교양은 살아온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흔히 일어나는 오류가 자신의 삶이 보편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여 누구나 자신과 같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자신에게는 이것이 교양일 수 있으나 타인에게는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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