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라는 쇼생크 탈출

by 빅토리아백

그 사람 하나만 믿고 살아왔는데 하늘 아래 홀로 내팽개쳐진 기분이었다.

누구를 믿고 의지하고 사는 건 어리석은 일이었다.

그거 알았으니까

“내 능력으로 살 거야. 난 혼자 잘 살 거야 아무도 안 믿을 거야”


그러나 살아야 하는 데 밥을 먹고 잠을 자도 도통 힘이 나지 않는다. 웃음기 없는 얼굴에 점점 맘은 병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내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내 눈치를 보는 게 느껴졌다.

‘빈자리’는 사람이 앉지 아니하여 비어있는 자리를 말한다.

들어간 자리는 표가 안 나도 나간 자리는 표가 난다는 어른들의 말이 있다.

그 빈자리에 다시 돌아와 앉으면 좋으련만 영원히 작별한 사람의 빈자리는 그 자리를 보는 매 순간이 고통이다. 당신의 빈자리가 그렇게 큰지 몰랐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다른 것에 집중해도 떠오른 것은 온통 그 사람뿐이다.

내가 잘못한 것들, 더 잘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 후회와 함께 그리움만 가득하다.

지우개가 있으면 내 머릿속의 사랑하고 아프고 슬펐던 모든 기억을 다 지워버리고 싶다.

쇼생크 탈출이라는 감옥을 탈출하는 영화가 있다.

"처음엔 저 벽이 싫지, 하지만 차츰 저 벽에 기대게 되고, 저 벽 없인 살 수 없지. 그게 '길들여진다'라는 거야"


처음엔 가장 두려웠던 곳 감옥이다. 그렇지만 적응해 가며 그곳의 삶에 길들여진다.

그리곤 바깥세상이 두려운 곳이 되어버린다. 그 영화에 나오는 인물 중 한 명은 수십 년 동안 길들여진 감옥에서 나와 세상에 적응하던 중에 자살한다. 말도 안 될 것 같지만, 인간은 그렇게 길들여지는 존재이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길들여진 삶에서 이제는 홀로 세상에 나와 적응하는 두려움이 크다.

나에게 순종과 복종을 요구했던 관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유인데 말이다.

쇼생크 탈출처럼 결혼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했지만, 세상에 적응하는 과정이 고통스럽고 사람들과 어울리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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