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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머리 소년 Oct 03. 2021

『공간의 미래(유현준 저)』를 읽고

   페친의 소개로 읽게 된 책이다. 저자의 이전 도서는 읽지 못했지만, 건축가인 저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방대한 지식에 살짝 놀랐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다양한 분야에 있는 전문가들이 미래에 대해 다양한 예측을 제시할수록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상에는 많은 선지자들이 있지만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지자 중 대부분은 후대에 거짓 선지자로 판명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 역시 거짓 선지자 중 한 명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로서 미래를 예측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전반적인 구성은 대한민국의 도시 공간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공간 구성의 변화를 예측하는 고려 요소로 사회 경제적 패러다임 변화 외에 스마트시티, 가상공간의 발달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최근의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요인 또한 빠트리지 않고 있다. 

  저자는 건축가이지만, 책의 제목처럼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공간의 미래’는 건축물에 한정되지 않고 도시의 공간 구성을 넘어 국토계획의 범위까지 포괄하고 있다. 몇몇 제안은 신선하면서도 당장 적용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현실적인 것도 있고, DMZ 평화 엣지시티와 같이 다소 황당해 보이는 제안까지 담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처럼 미래는 꿈꾸는 자들이 만드는 것이니까 언젠가는 이 또한 그럴 듯한 얘기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책에는 LH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1960년대의 5% 정도의 도시화 비율이 지금의 91%가 되는 과정에서 LH는 농지였던 땅을 택지로 개발하는 일을 했지만, 도시화가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인 지금은 LH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롭게 택지를 개발하는 대신 기존 택지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택지를 녹지로 바꾸는 것으로 그린벨트에는 나무를 심어 제대로 된 녹지로 보존하고, 소멸하는 시골 마을은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지 말고 콤팩트 시티를 만들어 여유공간은 녹지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부족한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기존 도시를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서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부 주장은 공감하지만 일부 주장은 현행 제도 등을 고려할 때 다소 이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LH가 그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듯하다.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서 건물 안의 사람이 풍경이 되는 건축물을 제안한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의 풍경은 대부분 건물과 도로가 만들고 있다. 건물과 도로가 아닌 제3의 요소가 만드는 도시 풍경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저자의 제안에 공감하면서 몇 가지 요소를 추가하고 싶다. 사람뿐만 아니라, 나무, 풀, 물 등의 자연적인 요소이다. 그래서  자연이 풍경이 되는 도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친환경적인 도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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