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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연

오늘의 생각 #126

by 박한얼 Haneol Park



누군가를 마음에 둔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외로울 땐 지독하리만치 이기적이었던 내가,
그 어떤 어려움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
그 사람과 이 좋은 곳에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
그 사람을 상처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
그 사람을 인정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비로소 ‘나’에게서 벗어나 ‘세상’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강철 같은 사람도 외로움을 느낀다.
어쩌면 인간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외로움이 아닐까?
외로움은 사람을 점점 더 자기만의 세상에 갇히게 만든다.
그 파도가 계속해서 우리를 덮치는 듯한 모든 현상들을 경험하게 된다.
벗어나려 할수록 더욱더 휩쓸릴 뿐.
숨 막히고 고통스러워도 그 안에 침잠하고, 질식해 보고 나면
어느새 눈을 떴을 때
평화로운 모래사장 위에 누워 있는 나를 발견하게 다.

그리고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도착한
새로운 궤도의 섬은,
우주의 절대적인 불연속성으로 인해
뛰어넘어 만나게 된 새로운 인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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