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오늘의 생각 #149

by 박한얼 Haneol Park



모든 것이 떠나간다.


부모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동생도 내 생명도 연인도 학창 시절 내내 의지하던 친구도 이래저래 관계 맺은 수많은 사람들도. 다 그렇게 자기 갈 길을 찾아 돌아간다. 땅으로, 바람으로. 내가 발 디딘 곳이 곧 집이다. 나한테 진정 필요한 것은 결국 나 자신 뿐이었다. 우연히 찾아오는 어떤 경험들이 나로 하여금 집착을 불러일으킨다. 불가항력적이다. 결국 매일매일 살아남는 것이 인생이다. 우연처럼, 어쩌면 행운처럼 찾아오는 행복을 기꺼이 맞이하며, 그렇게 살아남은 수많은 인간들 중 한 명일 뿐이다. 나는 그동안 사라지는 것들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이 얼마나 하찮은 두려움이었던가!!!!! 어차피 다 사라지는데, 잃을 게 없는데!


사랑해, 엄마를, 너를, 나를, 찬공기를, 따뜻한 물을, 커피를, 피톤치드를, 파도소리를, 햇살을, 달빛을, 이불을, 한계를.


주도권은 나 자신에게 있어야 하며 동시에 타인에게도 동등하게 있어야 한다. 그렇게 맞부딪히며 사랑은 사랑을 낳는다. 인간이란 복잡한 존재를 단순하게 만드는 것은 사랑이며 인간이란 단순한 존재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그 외의 모든 것이다. 관계와 음악과 커피는 사랑이다. 이론으로 접근하면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진다. 이것이 AI와 시험의 치명적인 한계다. 결국엔 내 직감을 믿어야 한다. 의심하고, 불안하다가도 결국엔 내가 나 자신을 믿는다면 지혜로운 것이다. 간의 지혜는 강하며 믿음은 흔들림 끝에 온다.


사랑이란 내 몸만 원하는 상대마저도 측은하게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래, 너도 나처럼 그냥 섹스가 하고 싶은 것뿐이구나, 에구구.

애쓴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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