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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이상하고 작은 우주 아기 고양이
오늘의 생각 #2
by
박한얼 Haneol Park
Nov 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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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세상이 요지경이라고 한다.
불공평하고 앞뒤 안 맞고 이상하다고,
말세라고
.
맞아, 우린 이상한 나라
에
산다.
그곳엔 특이하고 이상한 친구들이 가득하다.
이상한 나라라서, 이상한 친구들밖에 없다.
앨리스도 이상하고, 우린 다 이상하다.
최근에, 누군가를 알아주려고 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깨달았다.
"네가 누군지는 관심 없어, 대단한 걸 보여줘."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 저런 태도일 때가 있
는
데,
우리 안에는 작은 우주가 있다.
분노, 기쁨, 슬픔, 불안, 만족, 그리움, 절망
형형색색의 별과 하늘, 행성, 어둠이 존재한다.
정성스럽게, 순수하게, 궁금한 것들을 하나하나 물어봐주고, 알아가다 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정말이지, 사람들은 다 매력덩어리다.
똑같은 사람이 한 명도 없고
그 한 명 한 명이 다 이상하고 신기하다.
누군가를 알려고 한다는 건, 그렇게나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 사람들이 다 별로여 보인다.
나를 알아봐 주려고 노력해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드는 날이다.
난 가끔 아빠를 증오하는 것을 즐길 때가 있다.
참 이상하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면 내가 불행해할 때마다 엄마가 내게 미안해하고 신경 써주는 게 좋은 것 같다.
아직도 관심받고 싶은 나이 스물넷.
더 나이 들기 전에, 마저 관심받아 놓고 싶다.
사람들은 이렇게 누가 더 우울한지 대결을 펼친다.
내가 더 불행해! 내가 더 우울해! 내가 더 불쌍해! 나도 그렇고 가끔은 그걸 묘하게 즐긴다.
관심이 필요한가 보다.
관심종자를 말할 때의 그런 나쁜 의미가 아니다.
따뜻한 손 그리고 그 감촉, 내가 쏙 들어앉아 있는 눈동자,
모
두들 그런 관심이 필요
할
뿐이다. 그런 온기 있는 관심을 받지 못해 절망을 느끼고, 분노와 공격성 혹은 불안과 우울이
해
결되지 않
기
도 한다.
고양이가 꾹꾹이를 하는 이유를 혹시 아시는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기분이 극도로 좋을 때, 아기 시절에 엄마 젖을 더 잘 나오게 하려고 꾹꾹 누르면서 빨던 습관이 나오는 거라고 한다.
믿고 사랑하는 주인과 함께 푹신한 이불에서
노곤노곤 편안하니 이부자리를 어릴 때처럼 꾹꾹 누르다 스르르 잠에
드
는 것이다.
우리도,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기분이 극도로 좋아지면 말도 안 되는 애교를 부리거나 유아 퇴행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말 끝마다 베베 꼬고, 껴안고, 뽀뽀하고.
우리의 본능이 그렇다.
우리의 본능은, 아기 때에 있다.
우린 서로에게
따뜻한 관심과 보호
가
필요하다.
기분 좋아지면 꾹꾹이를 하는
다 큰
고양이처럼
,
이상한 나라의 이상하고 작은 우주 아기 고양이.
...
이상한 사람들 중에서도 유별나게 더 이상한 사람이 있다. 생물학적으로 돌연변이는 인간을 포함해 어느 개체에나 존재하고, 존재한다는 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종족의 유지와 발전에 필요하지 않으면 애초에 있을 리가 없다.
그래프 상으로 정상 범위, 대다수에 포함되는 일반적인 주류의 사람들만 존재하고 그 범위 밖의 별종들이 없으면 뜻밖의 큰 위험이나 특수한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종은 멸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소
수의 별종들이 다른 주류의 것들에게는 종을 유지할 수 있는 일종의 보험이 되어주고, 동시에 특이하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여 변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항상 똑같고 일반적인 것들만 존재하면 쇠퇴하거나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까 별종들까지, 다 필요해서 있는 거다. 모두가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
필요한 존재
다
.
그러니까 알아주세요, 별종들을.
이상하고 작은 우주 아기 고양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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