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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되더니만 아버지가 쫌 이상해졌다!
자식놈일 땐 미처 알지 못했던 아버지 이야기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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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짓는 사진장이
Sep 17. 2021
이
땅의 많은 아버지들이 그래오셨던 것처럼 우리 아버지 역시
당신 자식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엄한 분이셨다.
한 예로 전자오락실이나 만화가게 가고 싶은 유혹을 못이긴 나머지
자식놈들이 어쩌다 동전 몇 개를 슬쩍 하는 일탈 행위
같은 걸 저지르기라도 하면
아버지는 결코 호락호락 넘어가는 경우가 없었다.
들켜도 어머니는 몸이건 마음이건 딱 다치지 않을만큼만 혼을 낸 반면
아버지는 어디 한 군데 부러지지 않음 다행이다 싶을만큼 호되게 혼을 내셨고,
일탈 행위 정도에 따라서는 오밤중에 집에서 쫓아내는 극약처방도 서슴지 않으셨다.
그런데 참 희안한 게 우리 자식놈들에겐 그렇게 호랑이 같고 서릿발 같던 아버지가
손주들 앞에선 솜사탕 같고 봄바람 같은 할아버지 모습으로 바뀐다는 거였다.
이게 과연 같은 사람이 맞는지 눈이 다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도대체 아버지는 왜 당신 자식들한테만 유독 그렇게 엄하고 모질었던 걸까?
생각해보면 그건 당신이 살아온 세상이 워낙 엄중하고 모질었기 때문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사자가 새끼를 벼랑으로 내몰듯 자식놈들을 강하게 키우려던게 아닌가 싶다.
덕분에
제 앞가림 정도는
그럭저럭 해낼 수 있는 아버지로 잘 성장한 자식놈이 있기에 믿거라하곤
당신은 인자하기만 할뿐 엄한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할아버지가 되시기로 한 모양이다.
야단치거나 회초리를 드는 것 같은 악역일랑 아비인 자식놈에게 모두 떠맡긴
채
당신은 '굿 캅 배드 캅' 중 굿 캅을 맡아 맘씨 좋은 '할'아버지 역할만 '플렉스해 버리기로' 마음 먹으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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