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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Nov 25. 2021

어머니라는 이름의 큰 바위

아주 특별한 사진 한 장 #29


자식놈들 맛난 것 먹일 욕심에

명절 전날, 새벽 댓바람부터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읍내 방앗간을 찾은 어머니.


어찌나 마음이 급하셨던지 영하의 추운 날씨임에도

양말 챙겨 신을 정신조차 없이 길을 나서셨다.


보다 못한 방앗간 주인은 순서 되려면 아직 멀었노라며

의자에 앉아 편히 기다리시라 몇 번을 권하건만,

바쁜 마음에 바위처럼 딱 선 채로 붙박혀

도통 움직일 줄을 모르신다.



바위 같은 어머니의 미동도 없는 긴 기다림에

정말 바위라도 되는 줄 착각한 걸까?

무심한 파리들은 굳이 어머니 등을 쉼터 삼아

지친 날개를 잠시 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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