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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시여, 하늘이시여!"

아주 특별한 사진 한 장 #30

by 글짓는 사진장이


놀 궁리만 머리에 꽉 차있던 어린 시절엔 반갑던 눈인데

먹고 살 궁리로 꽉 찬 어른이 되고 보니 원망이 앞선다.


노령화로 사람 얼굴 보기 힘들어지는 농촌 현실에 밟히고

사통팔달 발달된 도로망과 대형마트들에 치여서

오일장이라고 열어놔봐야 장사가 예전같진 않지만,

엎친 데 덮친다고 눈까지 펑펑 내려버리면

재 너머 박 영감 김 할멈은 발이 묶여 아예 오지도 못 한다.



내리는 눈이야 무슨 잘못이 있겠냐마는

단 한 명의 단골이라도 헛걸음하시지 않게 가게 문을 열어야만 하는 장사꾼 입장에선

구멍 뚫린듯한 하늘과 소복소복 쌓이는 눈이

못내 원망스럽게만 느껴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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