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소잡썰

아내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감기가 낫는다

소소잡썰(小笑雜說)

by 글짓는 사진장이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2년 가까이 나는 감기 한 번 걸린 적이 없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느라 회사와 집만 오가 밤바람 쐴 일이 거의 없었고,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곤 마스크로 입과 코를 꽁꽁 싸매고 다녀 감기바이러스가 침투할 루트를 원천봉쇄해 버린 덕분이다. 바깥 출입이나 공용시설 이용 후엔 반드시 비누로 열심히 손을 씻어댄 것도 크게 일조를 했을 거다.


그러나 평화로운 시기가 오래 지속되면 필연적으로 방심을 부르게 마련이다. 2년 가까이 그렇게 철통방어해 오다 보니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가 너무 허술했었던 모양이다. 지난 주말, 모처럼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반주를 곁들인 즐거운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는데, 그날 밤 술김에 이불을 다 걷어차고 잔 게 그만 사달을 일으키고 말았다. 얼굴 본지 오래라 이젠 다음 생에서나 보겠다 싶었던 감기란 녀석이 '기회는 요 때닷!' 하고는 냉큼 내 몸 안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버린 거다.


처음엔 목구멍 입구 편도 부위에서 뭔가 거북한 이물감만 조금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그 이물감이 점점 더 커졌고, 콧물과 가래가 들숨과 날숨을 내쉴 때마다 오르락내리락 하는 게 느껴졌다. 잠시 후엔 이물감이 느껴지던 편도 부위가 바짝 마른 느낌이 들면서 마른 기침도 간헐적으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볼 때 전형적인 감기 초기 증상이었다.


그냥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 일요일에도 문 여는 약국을 수소문해 냉큼 감기약부터 사다가 입 안에 털어넣었다. 기침을 콜록이는 상태로 출근했다간 요즘같은 코로나 시국에 동료 직원들에게 눈치밥 아닌 눈치밥을 얻어먹기 십상일 테니까. 콧물이나 가래 같은 증상들이야 틈날 때마다 화장실로 달려가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기침만큼은 꼭 가라앉혀 놔야 일하는 데 지장이 없을 거란 판단이 들었다.


그때였다. 기침을 가라앉힐 방법을 찾느라 고심하는 나를 본 아내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 보라고 조언을 했다. 갑자기 웬 마스크 타령이냐고 물었더니 아내는 "얼마 전 나도 감기에 걸려 고생한 적 있는데, 친구 권유로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쓴 채 생활하고 잠까지 잤더니 제법 효과가 좋습디다"라고 답했다. 긴가민가 싶었지만, 아내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 먹는다는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로운 말씀이 떠올라 일단 따라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마스크를 쓴 채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자 조금 몸이 나아진 느낌이 들었다. 간헐적으로 마른 기침을 유발하던 편도 부위가 약간 촉촉해진 느낌이었고, 덕분에 기침도 한결 잦아들었다. 출근 후 사무실 내 건조한 공기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다시 상태가 나빠지긴 했지만, 덕분에 연신 기침을 콜록거리는 꼴 사나움만은 간신히 면해 동료 직원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버티는 건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다음날은 하루 휴가를 쓰기로 했다. 감기는 육체적 피로와 상관 관계가 깊은 만큼 푹 쉬면서 몸을 추스려 보자는 생각이었다. 병원에 들러 감기약도 처방받았고, 감기에 효과가 좋다며 아내가 챙겨주는 쌍화탕과 모과차도 수시로 먹어줬다. 그리고 전날 제법 효과를 본 마스크 치료법도 다시 한번 시도했다.


그런 노력들이 성공을 거둔 걸까. 다음날 아침, 새벽에 잠을 깼는데, 뭔가 느낌이 좀 이상했다. 지난 이틀 간 나를 괴롭히던 편도 부위 묵직한 이물감이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린 거다. 감기란 놈이 이렇게 쉽게 떨어져 나갈 놈이 아닌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실제로 내가 경험한 임상결과였으니 마스크가 감기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일을 겪고 난 뒤 문득 궁금증이 일어 인터넷 검색을 한번 해봤다. 과학적으로 혹은 의학적으로 마스크가 정말 감기에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서다. 그 결과 마스크는 감기 치료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의료 전문가 상담사례를 찾을수 있었다. 해당 상담사례에서 의료 전문가가 해주는 설명인즉 이랬다.


감기 같은게 있는 상태라고 한다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게 증상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마스크를 쓰면 좋은 점이 하나 더 있는데 호흡기 질환은 콧구멍 안으로 무언가 들어오면서 기관지나 목을 자극하게 되는데 그 다수의 원인 중 하나는 건조한 공기입니다. 건조한 공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마스크 밖에 없습니다. 건조한 공기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오래 하면 안이 축축해지기 때문에 습도 조절에도 상당히 도움이 되죠. 여름에 고온다습하다 보니까 실제로 습도가 상당히 높은 상태에서 호흡기 질환이 덜 하죠. 에어컨 바람이 추워서 감기 걸리는 것보다는, 에어컨 바람은 추워도 18도죠? 그 에어컨 바람이 건조한 바람, 선풍기 바람도 건조한 바람이다 보니까 이 자극반응을 통해서 감기를 일으킬 수 있죠. 그래서 여름에도 감기에 걸리셨다면, 우리나라 여름에 여전히 먼지가 상당히 많을 것 같지만, 마스크 쓰고 다니시면 상당히 도움이 되실 겁니다.

▲하이닥 상담사례(https://www.hidoc.co.kr/healthstory/tv/C0000439781) 인용


마스크라는 게 외부 바이러스 침입을 막는 데만 유용하다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렇게 감기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놀랍고 반가웠다. 밖에서 하루 종일 착용하고 다니느라 고생한 입과 코와 귀를 집에서나마 좀 쉬게 해주고도 싶고, 집에서까지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게 영 안 내키긴 하겠지만, "콜록" 하는 기침소리만 주변에서 들려도 다들 토끼눈을 하고 쳐다보는 이 시국에 감기 치료에 유용한 이 마스크 치료법을 알아두면 험난한 세상살이에 적지않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이웃 작가님 가족이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아래와 같이 도움을 청하는 글 링크를 첨부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brunch.co.kr/@blueattic/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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