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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람 입은 결코 공일(空日)이 없다.

아주 특별한 사진 한 장 #41

by 글짓는 사진장이

공사판이나 시장 같은 곳들은

비가 오거나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며

아예 일을 않거나 가게 문을 열지 않는 곳들도 많지만,

산 사람 입은 결코 공일(空日)이 없다.


어떤 식으로든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겨넣어줘야 하니

누군가는 그 역할을 맡아 책임져줘야만 한다.

그리고 그 역할이란 건 당연직처럼 대개 어머니 몫이 되곤 했다.


당신 혼자라면 있는 밥에 찬물이라도 말아 훌훌 드셨겠지만,

가족들 건강과 영양까지 챙겨야 하는 어머니는 결국

날이 궂건 길이 미끄럽건 간에 반찬거리를 찾아 나설 수 밖에 없었고...



지금이야 대문 밖만 나가도 동네마다 대형 슈퍼들이 하나씩 들어서

야채와 고기는 물론 해산물 등 육해공 먹거리들 원스톱 쇼핑을 가능케 해주고 있지만,

그 시절 우리네 밥상에 올랐던 김치를 제외한 반찬 하나하나는 모두

어머니가 어렵게 발품을 팔아야만 차려낼 수 있는 것들이었음을 그땐 미처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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