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람만 먹고 살면 안 되지!"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by 글짓는 사진장이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가봤거나

최소 다른 사람 작품을 통해 한 번쯤 접해본 적은 있을 강양항.

그곳에 처음 갔을 때 가장 내 눈길을 잡아 끌었던 건

아름다운 해돋이도, 신비로운 물안개도 아니었다.


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은 이른 새벽부터 조업을 나가는 어선들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어 대목 장날처럼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도 아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어부님들이었다.

힘들게 조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갈매기들에게 선뜻 물고기를 나눠주는 마음이었다.



새벽 추위와 피로를 무릅쓰고 힘들게 잡은 물고기들이었을 게 분명한데

"사람만 먹고 살면 안 되지" 하는 마음인 듯 아낌없이 나눠주는 어부님들의 몸짓이었다.

힘들게 사냥하는 대신 어부님들 고깃배를 맛집 삼아 기웃거리는 녀석들이 얄미울 법도 한데

집에서 기르는 반려견 맞듯 반갑게 맞아주는 여유롭고 따뜻한 마음이었다.


비록 물고기는 게으르고 약삭 빠른 갈매기들이 얻어먹었지만,

그걸 보는 순간 내 배로 삼킨 듯 난데없는 포만감이 위를 가득 채우는 느낌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렇게 남 모르게 베풀고 나누며 사는 사람들이 많은 까닭에

여기저기서 좀 삐걱거리긴 해도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오늘도 그럭저럭 잘 굴러가고 있는 모양이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강양항 #어부님 #고기잡이배 #물안개 #따뜻한마음 #더불어함께살아가는세상 #좋은사진찍는방법 #포토글래퍼 #후지x-t2 #사람이있는풍경​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땐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