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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Feb 23. 2023

눈물의 졸업식

"이젠 선생님 못 보잖아. 그래서 슬퍼!"


유치원 졸업식날,

쌍둥이 큰딸은 맛난 외식을 할 생각에 기분이 좋은지 연신 생글거리고 있는데,

작은딸은 느닷없이 눈물샘이 터지더니 펑펑 울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내가 "우리 딸, 왜 울어?" 하고 묻자

작은딸은 "이젠 선생님 못 보잖아. 그래서 슬퍼!"라 답했다.

눈물 몇 방울이 작은딸 뺨 위로 또르르 굴러 떨어졌다.


마침 근처에 있던 선생님은 달려와 아이를 꼭 안아줬다.

선생님 못 보는 게 슬프다고 우는 제자가 그리 흔하진 않은 시대,

크든 작든 분명 선생님 마음에도 파문이 일었던 모양이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졸업하는 선배들을 위해 후배들이 이런 노래를 부르면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선배들은 이런 노래로 아쉬운 작별을 고하며

서로 가슴을 촉촉히 적시던 시절이 있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매타작 등 가혹행위가 횡행하던 폭력의 시대이기도 했지만,

간헐적으로 인간미 넘치고 사랑 가득한 선생님들이 있어

졸업식 날이면 사제 간에 제법 훈훈한 이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더랬다.


하지만 지금은 눈물이 말라 사라져버린 상실의 시대,

그때 그 졸업하는 선배들을 향해 목이 메어 노래 부르던 순간들을

아득한 그리움으로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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