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살고 있는 오늘은 누군가 간절히 살기 원했던 내일이다>란 말을 듣고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같은 충격을 느꼈던 적이 있다. 오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내가 세상을 너무 대충 막 살고 있구나 하는 반성 때문이다.
물이나 공기처럼 우리 주변에 너무 흔해빠진 것들이어서 오히려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한 채 사는 것들이 많이 있다. 한 국가의 독립과 자유도 그런 소중한 것들 가운데 하나다. 일제 치하에서 식민지 국민으로 살아본 사람들, 군사독재 정권 아래서 억눌림과 굴종을 강요 당하며 살아본 사람들은 그걸 알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 대다수에겐 얼핏 거저 주어진 것처럼 보이는 독립과 자유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유관순 열사나 안중근 의사 같은 위대한 독립투사들까지 갈 것도 없다. 우리 아버지만 해도 열입곱 어린 나이로 조국을 지키기 위해 6.25전쟁에 참전했다 한 팔을 잃으셨고, 집집마다 아버지나 할아버지 대에 비슷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많을 거다.
그분들 덕분에 우리의 오늘이 있는 거다. 그분들이 대신 피 흘리신 덕분에 우리가 안온한 오늘을 살 수 있는 거다. 그분들이 간절히 살기를 원했던 독립된 국가에서의 자유로운 오늘을 살고 있는 거다. 그걸 잊지 말라고 삼일절도 있는 거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고 했다. 수많은 억울한 죽음을 간직한 아우슈비츠 수용소 입구에 <용서하자, 그러나 잊지는 말자>라는 가슴 절절한 유훈을 남긴 유대인들처럼 우리도 역사가 남긴 뼈아픈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머리는 장식용 모자나 쓰라고 있는 게 아니라 생각을 하며 살라고 있는 거다. 삼일절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일한 당신 하루 쉬라고 있는게 아니라 일제 치하에서 목숨 걸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그분들을 절대 잊지 말라고 존재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