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짓는 사진장이 Mar 14. 2023

"동생아, 사랑하는 내 동생아!"



<바쁠 땐 고양이 손도 아쉽다>는 말이 있다. 하다 못해 집안을 들쑤시고 다니며 알토란 같은 곡식을 축내는 쥐라도 잡아주니 어른들이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닐까 싶다.


하루 세 끼 먹고 사는 일이 전쟁 이상 가는 치열한 전쟁이었던 까닭에 어린 아이들조차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5~60년 전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 얘기다.


학교 수업을 마치기 무섭게 아이들은 소 먹일 꼴을 베러 산으로 오르거나 땔나무를 구하러 지게를 지고 나서야만 했다. 여자아이들은 엄마 대신 어린 동생을 업어 키우며 밥이며 빨래 같은 온갖 집안 일을 도맡곤 했다.


그때 그 전쟁 같은 가난 속에서 자라던 우리 아버지 같고 어머니 같은 어린 남매의 뒷모습을 라오스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뭔가 해야 할 일이 있는 듯 더 놀고 싶어 안달이 난 동생 등짝을 억지로 떠밀며 집으로 향하는 누나의 애틋한 뒷모습이 가슴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한두 살 더 먹은 게 무슨 죄라고 악역을 떠맡아선 동생을 어르고 달래가며 집으로 향해야 하는 누나 마음은 어땠을까 싶다. 마음 같아서야 사랑하는 동생이 친구들과 원없이 뛰어놀 수 있도록 슬그머니 놔주고 싶지 않았을까...


#라오스 #방비엥 #초등학교 #남매 #누나마음 #일손거들기 #고양이손도아쉬워 #가난한날들 #포토글래퍼 #사람이있는풍경

매거진의 이전글 봄을 느낄 수 있다면 당신은 지금 행복한 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