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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Mar 25. 2023

이 길 함께 걸으면 당신들은 결혼할 지도 모른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접경지역인 경남 하동군 화개면과 쌍계사를 잇는 십리길 일대는 해마다 이맘 때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말미암아 한바탕 큰 홍역을 치루곤 한다.


도로변에 길게 줄지어 늘어선 벚나무들이 화사하게 꽃을 피운 가지들을 저마다 하늘까지 가릴 정도로 울창하게 내뻗어 천연의 벚꽃터널을 만들어 냄으로써 다른 곳에선 쉽게 보기 힘든 황홀경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나름 여기저기 좀 다녀봤다는 여행전문가들 중엔 ‘쌍계사 벚꽃길은 전국 각지의 숱한 벚꽃길 중에서도 단연 아름다운 길’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사람들도 많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수입 등을 노리고 급조하기 시작한 다른 지역 벚꽃길들과는 달리 60~70년생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등 역사나 품격 면에서 확연히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벚꽃을 찾는 관광객 수 증가에 발맞춰 최근 전국 각지에 벚꽃길은 발에 차일만큼 많아졌으나, 쌍계사 벚꽃길은 그중 단연 원조내지는 지존이라 표현해도 좋을 만큼 유서가 깊고, 또 아름답다는 얘기다.


그 아름다움이 오죽했으면 언젠가부터 일명 <혼례길>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사랑하는 젊은 남녀가 이곳에서 데이트를 하게 되면 벚꽃길의 황홀경에 취해 거의 반드시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결혼을 향해 가는 길이라는 의미의 혼례길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별명 때문인지는 몰라도 쌍계사 벚꽃길은 벚꽃이 한창 필 무렵이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젊은 남녀들이 피워내는 사랑의 향기로 더 한층 진하게 물들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취하게 만들곤 한다.



전남 구례 방향 등에서 이곳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 지나야 하는 섬진강변 도로의 아름다움도 쌍계사 벚꽃길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


섬진강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도로를 이맘 때쯤 달리노라면 드넓은 백사장을 배경으로 한 하늘빛 강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만들어주고, 도로변 곳곳에 피어있는 봄꽃들의 모습은 겨우내 얼어있던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워준다.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벚꽃 여행길이기도 한데, 딱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도로 사정이다. 특히 서울 등 윗동네에서 내려가는 경우 섬진강 강변도로로 진입하는 순간부터 편도 1차선 도로로 인해 교통지옥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교통량이 적은 아침 일찍 움직인다든가 하는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칫 고생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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