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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May 19. 2023

말로는 "괜찮다, 오지마라" 어머니는 말씀하시지만



이웃집 개똥이가 

모처럼 고향집에 내려오거나 

연휴다 뭐다 해서 나들이 차량 행렬이 

마을 앞을 줄지어 지나가기라도 하면

어머니는 자꾸만 마을 진입로를

힐끔힐끔 쳐다보시곤 한다.


말로는 "괜찮다, 길도 먼데 뭐덜러

자꾸 오냐" 타박하시면서도 

옆집 개똥이, 아랫집 똥팔이 녀석

그림자만 언뜻 비쳐도 

어머니는 자꾸만 대문간을 기웃거리며

어둔 귀를 쫑긋 세우시곤 한다.


자식들 힘들까 봐 

마음에 부담 한 톨이라도 지울까 봐 

말로는 늘 괜찮다, 오지 마라 말씀하시지만 

그것이 진심은 아니라는 건 사실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어머니도 알고 우리 자식놈들도

익히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 아니던가.


마을 입구 큰 당산나무 곁에 붙어서서

오늘도 오지않는 무심한 자식놈들을

무심한 듯 애타게 기다리는 어머니 모습이

마치 천하대장군 여윈 지하여장군 같이

쓸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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