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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Jun 01. 2023

메밀면 소바와 돈가스가 맛있는 완주 <삼동소바>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한심하게 생각하는 음식점이 있다. 이름난 맛집 체인점인데 맛이 없는 집이다. 분명 맛있다고 소문나 체인점 사업까지 하게 됐을 거고, 그 재료와 레시피를 가져다 쓰는 거면 맛 없기도 쉽지 않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이 없다는 건 성의가 부족해서란 판단이 들어서다.


실제 나는 그런 음식점들을 여럿 경험해본 바 있다. 본점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만 믿고 체인점을 찾았다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맛을 경험하게 된 거다. 겉보기엔 그 재료에 그 레시피가 분명한데, 어쩌면 그리 맛이 다른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면 본점에 쫓아가 치마꼬리를 붙들고 매달려서라도 미달된 맛의 함량을 채워와야 할 터인데, 아무 생각없이 장사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드는 손님 수 걱정만 하게 될 주인장이 안타까웠다.


"소양삼동소바집이 새로 생겼는데 소바가 정말 맛있다"며 지인이 추천해 왔을 때 그래서 난 솔직히 반신반의하는 마음이었다. 소바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아내를 위해 한 번 가보고는 싶은데, 맛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돼서다. 좋아하는 만큼 경험치나 기대치도 높아서 어지간한 소바 잘못 권했다간 "돈이 남아돌아?" 하는 핀잔 듣기 딱 알맞았다.


그런데 며칠 전 마침 소양면 근처를 지나갈 일이 생겼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 위패를 그 근처 절에 모시고 있는데, 기일도 다가오고 해서 한 번 가보기로 한 거다. 그렇게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고 돌아나오는 길, 나는 <우연인 듯 우연 아닌 우연 같은 너>를 만난 느낌으로 "어라, 저 집 저거 지인이 맛있다고 추천한 집이네!" 하며 아내를 삼동소바 체인점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들어선 소양면 소재 삼동소바는 일단 분위기가 정갈하게 느껴져 좋았다. 여유있게 간격 벌려 배치한 좌석 배치도 마음에 들었고, 넓은 창을 통해 인근 송광사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든 시원한 뷰도 좋았다. 때마침 들꽃처럼 여기저기 무리지어 핀 붉은 양귀비와 샛노란 금계국 꽃물결은 눈은 물론 마음까지 즐겁게 해주었다.



기분이 업된 상태라 그런지 주방 앞에 대문짝만하게 써붙인 <직접 뽑은 메밀면 비법소스 돈가스>란 자화자찬 광고문구도 제법 귀엽게 느껴지는 구석이 있었다. 체인점인 만큼 본점 입김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직접 은 메밀면>이라는 광고문구처럼 주방장이 직접 뽑는 수제면이라면 아무래도 기계로 뽑은 면보다는 식감이 확실히 좋을 터였다. 자고로 음식은 손맛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내 입장에서 더 좋았던 건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진 메뉴였다. 냉면도 물냉면을 좋아하는 아내와는 달리 나는 비빔냉면파였다. 슴슴한 맛, 담백한 맛보단 맵고 짠 걸 좋아한단 얘기다. 자연 소바 역시 아내 취향일뿐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내 입장에서 돈가스와 떡볶이 등이 포함된 다양한 삼동소바 메뉴는 평가등급을 한 단계쯤은 더 올려주고 싶을 만큼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가장 중요한 맛 역시 합격점을 웃돌았다. 메인 메뉴인 소바는 아내 걸 한 젓가락 뺏어먹어 봤을 뿐이지만 식감과 국물맛이 아주 좋았고, 내 몫으로 시킨 돈가스와 떡볶이는 바삭바삭한 식감과 단짠단짠이 잘 어우러진 맛으로 먹는 즐거움을 더해줬다. 소바를 좋아하는 사람과 돈가스, 떡볶이를 좋아하는 음식 궁합 안 맞는 사람들이 함께 와도 각자 먹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거같단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난 뒤엔 음식점 바로 코 앞에 흐드러지게 핀 붉은 양귀비꽃들과 샛노란 금계국들 사이 꽃길을 걸어 백미터 남짓 떨어진 송광사까지 산책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근처를 지날 일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들러 식사와 산책을 즐기고 싶단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얼마 후면 삼동소바와 송광사 사이 넓직하게 조성된 연지 위로 연꽃들도 흐드러지게 피어날 터이니 더 한층 맛나고 아름다운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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