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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May 26. 2023

낚시꾼 사장님표 갈치탕이 끝내주는 전주 <광주리식당>


<광주리가든>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커다란 물고기를 양손에 든 채 의기양양해 하는 사장님 모습이 담긴 대형 액자가 그것이다. 낚시꾼 혹은 낚시광인 사장님이 직접 잡은 자연산 물고기로 정성껏 손님에게 드릴 음식을 만든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내가 <광주리가든>을 방문하게 된 건 순전히 동료 직원 덕분이었다. 맛집 정보를 워낙 알차게 꿰고 있어 평소 많은 동료들로부터 시도 때도 없이 러브콜 아닌 러브콜을 받는 동료다. 방송국 놈들이나 파워블로거들이 추천하는 맛집보단 그가 추천하는 맛집이 열배 백배 나은 경우가 많아서다.


사정이 그런 만큼 나는 먹어보기도 전에 이 집 음식이 맛있을 거란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같은 믿음은 나를 저버리지 않았다. 갈치탕 국물이 완전 <존맛>이라 20년 가까이 단골 삼아 드나들던 내 최애 맛집 하나가 얼마전 갑작스레 문을 닫았는데, 그 바람에 생긴 갈치탕 허기를 채워줄 새로운 맛집 하나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갈치탕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이들 공감하겠지만, 이 요리의 생명은 첫째도 둘째도 좋은 재료다. 갈치 하면 으뜸으로 쳐주는 제주산 갈치, 그것도 잡자마다 생동고에 넣어 보관한 놈을 사용하는 게 가장 좋다. 그래야만 살이 두툼하게 발라져 발라먹는 재미가 있고, 잔 가시들로 인한 입 안 걸리적거리는 느낌을 최소화 할 수 있어서다.


그런데 이 <광주리가든>에서 갈치탕을 딱 시켜보니 국자 끝에 건져져 올라오는 갈치란 녀석이 한눈에 보기에도 아주 튼실했다. 사장님 손이 커서 그런지 토막도 일반적인 갈치집에서 볼 수 있는 한 토막의 1.5배는 돼보일 만큼 큼직했다. 잔가시 발라먹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는 나같은 사람에겐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국물 맛도 얼큰하고 시원하니 좋았다. 생선탕 류는 잘못 끓이면 자칫 비린내나 잡내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깔끔한 맛이었다. 갈치고 야채고 다 빼고 그 국물만 있어도 공기밥 한두 그릇 쯤은 순삭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93년에 문을 열었다는 <광주리가든>은 음식점 건물도 유서 깊은 맛집들에서 풍겨나는 특유의 느낌을 간직한 게 일견하기에도 "나  맛집이오!", "내가 바로 그 맛집일세!" 하고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었다. 음식점보다 배는 커보이는 넓직한 주차장도 이 음식점의 그동안의 성세를 보여주는 듯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바쁜 일정에 쫓겨 먹는 데만 집중하느라 영업시간이나 다른 걸 물어볼 여유는 없었다는 거다. 음식점 위치는 전주IC에서 5분 남짓한 팔복동에 위치해 있으며, 기타 궁금한 게 있는 분들은 직접 확인해 보시라고 전화번호 남긴다. 063-211-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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